[송년특집 학술]폐암, 유방암, 간암 등 치료성과 나와

2018년 학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한 해였다. 순환기계에서는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내분비계에서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소화기학계에서는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이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술년을 뜨겁게 달궜던 학계 이슈를 짚어봤다.① [순환기] 심장학계, 가이드라인·팩트시트 '홍수'에 헤엄치다② [내분비] 당뇨병 새 가이드라인·새로운 근거로 분주했던 한 해③ [소화기] 소화기학계, 새 치료제 출현·신기술 등장 기대④ [호흡기] 호흡기학계, COPD를 잡아라!⑤ [신경·정신건강] 신경과, 치료 패러다임 大전환…정신과, 사회 문제에 '응답'⑥ [종양] 폐암은 병용요법, 유방암은 치료기간 단축 등 진일보⑦ [비뇨 등 기타] 의학회 인증 첫 전립선암 지침·진단은 액체생검이 화두[메디칼업저버 박상준]올해 종양내과 분야에서의 가장 주목을 끌었던 화두는 면역항암제의 한계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병용요법의 시도였다. 또한 미래의 치료제로만 인식했던 유전자치료가 등장했고, 나아가 장기치료의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됐다.
 

폐암 : 반응률 높이기 안간힘 병용요법 연구 출현

그 중 폐암분야에서는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을 높이는 전략이 올 한 해를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핵심 성과가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모두 발표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종합하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로 면역치료제를 쓸 수 있는 옵션은 모두 6개다. 이 중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이 2건, 2제 이상 병용요법(2제 이상)이 4건이다. 단독요법은 모두 펨브롤리주맙이며, 나머저는 화학요법과 병용이다. 병용요법의 경우 전체생존율을 단독대비 30~40% 더 높인다.

하지만 아직도 누구에게 어떤 치료법을 적용할 것인지는 기준은 알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따라서 임상적용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면역항암제의 부작용이 이슈도 많이 등장한 한 해 였다. 면역항암제 투여 후 종양이 급격히 커지는 하이퍼프로그레션으로 인한 환자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는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방암 : 보조요법 단축 등 임상 변화 예고

유방암 분야에서는 실제로 임상 변화를 줄 수 있는 연구가 대거 쏟아졌다.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TAILORx와 PERSEPHONE 연구와 12월 샌안토니오유방암컨퍼런스(SABCS)에서 발표된  KATHERIN 연구가 주인공들이다.

TAILORx 연구는 대부분의 유방암을 차지하는 호르몬 양성, HER2 음성, 겨드랑이 노드 음성인 유방암 환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호르몬 단독요법 또는 호르몬 화학병용 요법간 무질병 생존율(DFS)를 관찰한 것인데 평균 90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재발 위험이 낮은 유방암 환자는 호르몬 치료법 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통해 증명한 것이다. 아울러 PERSEPHONE는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 보조요법을 6개월만 받아도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이다. 4089명을 대상으로 트라스트주맙을 6개월 또는 12개월 시행하고 무질병 생존률(DFS)의 변화를 관찰했는데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12월 열린 샌안토니오유방암심포지엄(SABCS)에서는 트라스트주맙 엠탄신이 유방암 재발 또는 사망위험을 트라스트주맙(일반제형)대비 50% 낮출 수 있다는 KATHERIN 연구가 발표되면서 변화 가능성을 추가했다. 이런 변화로 유방암 치료는 "더 짧고 더 안전하게"라는 슬로건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혈액암 : 난치성 혈액암에서 CAR-T 셀 역할 확인

혈액암 치료도 빠르게 발전했다. 올해 12월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는 CD19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유전자 치료제 CAR(chimeric antigen receptor)-T 셀의 주요 성적이 발표됐다.

특히 티사젠렉류셀(제품명 킴리아)의 성과가 다수 발표됐는데,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에 반응이 없거나 질병 진행인 재발 또는 불응성 거대 미만성 B세포 림포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환자 중 절반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화제를 모았다.

 

또한 티사젠렉류셀은 소아 및 젊은 성인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에서 효과가 있었다. 2년간 장기 투여 시 전체 환자 중 82%가 반응을 보였다.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병용연구도 한창이다.

현재까지 이브루티닙과 CAR-T 셀 병용요법, PD-1/PD-L1 계열의 면역항암제와 CAR-T 셀 병용요법, CAR-T 셀 치료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요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최적의 반응율 및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있는 조합을 찾고 있다.

한편 미국FDA는 올해 11월 '헤지호그 경로(Hedgehog pathway)'를 차단하는 급성 백혈병 치료제인 다우리스모(DAURISMO)를 승인해 혈액암 치료 옵션도 늘어났다. 성분은 글라스데깁(glasdegib)으로 새로 진단받은 성인 급성백혈병환자에게 저용량 싸이타라빈(cytarabine, LDAC)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위암 :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강도 높아져

위암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팀(국제암대학원대학교 최일주 교수)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와 위암 간 연관성 밝혀내면서 치료 권고 강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 주요 화제였다. 해당 연구는 396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과 위암 예방의 관련성을 확인한 무작위 대조군, 이중맹검 연구이다. 연구 기간만 최소 3년 최대 13년까지(평균 5.9년) 관찰했다.

그 결과 제균시 위암발생을 50% 가량 예방하는 것으로 나왔다. 현재 대다수 국가에서는 1997년과 2008년 LANCET에 발표된 전향적 무작위 임상연구(RCT) 논문을 근거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 치료를 권하고 있는데 최 교수의 연구 성과로 조기위암의 내시경 절제술 후 헬리코박터 치료에 대한 권고강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간암 : 국내 가이드라인 등장 렌바티닙 등 새 치료제 추가

간암분야에서는 국내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등장했다. 가장 최근의 연구를 반영한 만큼 새로운 치료제들의 간세포암 치료효과도 모두 담았다. 주요 변화로는 1차 치료제로 렌바티닙을 추가했다. 또한 효과와 적응증에 대한 증거 평가 및 권고등급을 마련했으며, 2차 치료제로 레고라페닙, 니볼루맙, 카보잔티닙, 라무시루맙 등에 대한 증거 평가와 권고등급도 제시했다.

 

새로운 치료법인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를 이용한 보조요법을 평가했고, 소라페닙과 통상적 경동맥화학요법 병행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도 권고사항에 포함했다. 초단파 소작술과 같은 새로운 국소치료술과 경동맥방사선색전술에 대한 평가와 권고등급도 제시했다.

1차 치료 실패 후의 2차 치료 항목에서 경동맥화학색전술 불응성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해 다른 치료방법으로의 전환도 제시했다. 이외에 기존 간절제술, 간이식, 경동맥화학색전술, 체외 방사선치료 등에서도 증거 평가와 권고등급이 조절됐다. 예방에서는 만성 B형 및 C형 관리와 커피가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세포암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넣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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