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8] 내분비분야 종합

2018년 학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한 해였다. 순환기계에서는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내분비계에서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소화기학계에서는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이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술년을 뜨겁게 달궜던 학계 이슈를 짚어봤다.① [순환기] 심장학계, 가이드라인·팩트시트 '홍수'에 헤엄치다② [내분비] 당뇨병 새 가이드라인·새로운 근거로 분주했던 한 해③ [소화기] 소화기학계, 새 치료제 출현·신기술 등장 기대④ [호흡기] 호흡기학계, COPD를 잡아라!⑤ [신경·정신건강] 신경과, 치료 패러다임 大전환…정신과, 사회 문제에 '응답'⑥ [종양] 폐암은 병용요법, 유방암은 치료기간 단축 등 진일보⑦ [비뇨 등 기타] 의학회 인증 첫 전립선암 지침·진단은 액체생검이 화두[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올해 내분비분야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분야는 당뇨병 치료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당뇨병 가이드라인이 잇따라 나왔고, 새로운 심혈관 안전성 연구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근거가 쌓였던 한 해였다.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파격 변화올해 1월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제1형 당뇨병 치료의 최종 권고문은 이전 판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제2형 당뇨병 치료 전략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핵심적인 부분은 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ASCVD)이 있는 환자를 위한 전략으로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중요성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이다.그러면서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 그리고 GLP-1 제제인 리라글루타이드를 권고 항목에 추가했다. 특정 약제를 권고에 넣는 파격을 선보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전히 DPP-4 억제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근거중심의학(EBM)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은 당뇨병 약물들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외면할 수 없었고 결국 근거 약물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면서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했다.이런 와중에 올해 7월에는 미국당뇨병학회와 유럽당뇨병학회가 당뇨병 치료 공동 가이드라인을 내고 다시 한 번 두 약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공동 가이드라인은 메트포르민 선택 이후 2제 요법 전에 ASCVD 또는 심부전(HF) 그리고 신부전(CKD) 질환 유무를 먼저 살펴보도록 했다. 그리고 질환이 있으면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제제를 2제 요법으로 사용하고, 이후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면 쓰지 않았던 약물을 3제요법으로 추가하도록 했다.파격적이고 적극적인 변화에 국내 학계도 바뻐졌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현재 내년 초 발표를 목표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있는데 공동 가이드라인의 권고를 얼마나 적용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당뇨병 약물들의 새로운 근거 추가올해는 당뇨병 치료제의 근거도 대거 추가됐다.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 GLP-1 제제 알비글루타이드 등 다양한 심혈관 안전성 연구가 나오면서 데이터가 풍성했던 한 해로 평가됐다.리나글립틴의 경우 올해 10월 열린 유럽당뇨병학회에서 CARMELINA 연구를 선보이면서 위약대비 심혈관 발생 위험에서 큰 차이가 없음을 증명했다. 특히 가장 관심이 많았던 심부전 발생 위험도 높이지 않아 계열효과 논란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평가다.또 알비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인 Harmony Outcomes 연구도 발표됐다. 연구 결과 알비글루타이드는 위약대비 심혈관 발생 위험을 22% 낮췄다. 이 약물은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아 연구에는 관심이 적었지만 GLP-1 제제의 심대사 기능 개선 효과 및 안전성을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받았다.이와 함께 11월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인 DECLARE TIMI 58 연구가 발표되면서 당뇨병약물 안전성 연구의 대미를 장식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앞서 나온 약과 달리 주요 심혈관 사건을 위약대비 낮추지는 못했지만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을 17% 낮추는 효과로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심부전과 신부전 위험을 각각 27%와 47% 낮추면서 새 적응증 획득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런 새로운 근거가 앞으로 임상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비만 기준 변화 및 범 정부 비만종합대책도 나와

비만분야에서도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먼저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한 국내 첫 비만 진료 지침이 나왔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4월 춘계학술대회(4/6~8)에서 2018년판 비만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지난 2000년 근거중심의 비만 진료지침 1판을 발행한 학회는 이후 2003년, 2009년, 2012년, 2014년에 각각 개정판을 발행했다. 이번에는 2018년 6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가장 최신의 근거기반의 지침이다.

특히 이번 개정판의 특징은 해외 근거만 적용했던 과거와 달리 국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국내 데이터를 반영했다. 그 동안 많은 학회가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해 실제 지침 완성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만 기준도 3단계로 구분했다. 성인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25㎏/㎡이다. 또한 25.0~29.9㎏/㎡ 의 경우 1단계 비만, 30.0~34.9㎏/㎡의 경우 2단계 비만, 그리고 35.0㎏/㎡ 이상의 경우 3단계 비만으로 구분했다. 또 허리둘레를 기반으로 성인 남성은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이라면 비만으로 정의했다.

▲ 2018 새로운 비만 진단 기준

한편 대한민국의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범 부처 국가비만종합대책도 만들어졌다. 주요 핵심은 개인 스스로 건강생활 실천 등 건강관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전 국민 대상 건강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 건강관리 정도 등을 평가해 우수 평가자에게 체육시설이용권, 진료 바우처(상품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병적 고도비만자의 의료비 부담 완화와 적극적 치료를 위해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수술 전 단계 고도비만자의 교육·상담비용도 건강보험이 추진된다.

비만학생의 경우 조기에 비만치료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학생 건강검진 항목에 '대사증후군 선별검사'를 추가하고, 비만인을 위한 식생활·영양(저열량 식단표 제공), 신체활동(활동량 증가 방법) 등 집중관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보급키로 했다.

갑상선 결절 진단 기준 변화

갑상선 분에서는 갑상샘(선) 결절 치료의 지침으로 사용하는 베데스다 시스템(The Bethesda System for Reporting Thyroid Cytopathology, TBSRTC)이 올 초 업데이트되면서 됐다. 지난 2016년 4월 국제의사위원회가 지금까지 암으로 분류했던 갑상선 종양 중 하나를 암이 아닌 것으로 재분류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국제의사위원회는 암으로 규정했던 '유두갑상샘암종의 피막 소포 변형(EFVPTC)'에 대한 정의를 바꿔 세포의 핵(nucleus)이 마치 암세포의 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포 피막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정리했고, 이에 따라 이름을 '유두양 핵 특징이 있는 비침윤성 소포성 갑상샘 신생물(NIFTP)'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내분비학회도 조만간 갑상선 결절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며 대한갑상선학회도 개정판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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