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학술]비뇨, 통증, 가정, 진단, 재활 분야

2018년 학계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 한 해였다. 순환기계에서는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 내분비계에서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소화기학계에서는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이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술년을 뜨겁게 달궜던 학계 이슈를 짚어봤다.① [순환기] 심장학계, 가이드라인·팩트시트 '홍수'에 헤엄치다② [내분비] 당뇨병 새 가이드라인·새로운 근거로 분주했던 한 해③ [소화기] 소화기학계, 새 치료제 출현·신기술 등장 기대④ [호흡기] 호흡기학계, COPD를 잡아라!⑤ [신경·정신건강] 신경과, 치료 패러다임 大전환…정신과, 사회 문제에 '응답'⑥ [종양] 폐암은 병용요법, 유방암은 치료기간 단축 등 진일보⑦ [비뇨 등 기타] 의학회 인증 첫 전립선암 지침·진단은 액체생검이 화두[비뇨]의학회 인증 첫 전립선암 지침[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올해 비뇨기분야의 화두는 의학회 인증 전립선암 진료지침의 출현이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지난 2년 동안 46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전립선암 치료 진료권고안'을 공개했다. 이번 지침은 전립선암의 치료 부분만 담은 것인데 임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중간위험군의 치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지침에 따르면, 중간위험도 환자군은 방사선 치료를 단독을 하는 것보다 6개월간 호르몬 요법과 같이 병용 치료하는 것이 생존율 개선에 효과적이다. 또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후 불량 예후인자가 보이면 추가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수술 후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도 경과관찰보다 보조남성호르몬 차단요법을 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인다고 강조했고, 기대여명 10년 이상인 중간위험군 환자는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시행 시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같이 시행하면 생존율 개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 외에 성기능 확보를 위해서는 수술 후 신경 보존술식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중간위험도 환자 군에서 가장 관심이 많았던 능동적 감시의 필요성은 빠졌다.미국에서는 남성호르몬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나왔다. 미국내분비학회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치료 가이드라인을 8년 만에 업데이트하고, 3월 미국내분비학회(ENDO 2018)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이를 통해 단순히 노화로 생긴 호르몬 저하증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정기적으로 처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성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 만져지는 전립선 결절/결찰이 있는 경우,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4 ng/mL 초과 환자, 전립선암 위험 동반자로 전립선특이항원이 3ng/mL 초과 환자, 헤마토크리트(elevated hematocrit)가 상승된 환자, 치료받지 않은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심한 하부요로 증상 환자, 조절되지 않는 심부전 환자, 최근 6개월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환자, 혈전성향증 동반자 등은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제시했다.이번 가이드라인은 많은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도 적절한 진단과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마취통증]꾀병인가 복합통증증후군인가 구별법 제시올해 통증분야에서는 그 동안 없었던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가이드북이 나온 것이 큰 변화다. CRPS를 진단하기 위해 미국의학협회는 피부색깔, 피부온도, 부종, 발한기능 변화, 피부탄력, 연부조직위축, 관절운동범위 강직과 수동관절 가동범위 감소, 손발톱 변화, 모발변화, 일반 방사선 촬영, 골스캔 검사 등 11가지 진단기준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통증학회는 낮은 민감도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통증연구학회가 개발한 기준과 기존 11가지 징후에 1점씩 부여해 이를 중등도 등급을 매기는 방식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흔히 말하는 꾀병과 CRPS를 구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학회는 통증은 매우 주관적이라 아직까지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없는데 이번 가이드북을 통해 CPRS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정의학]오메가 3 지방산 극적 반전

가정의학 및 예방분야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 제제가 고용량을 앞세워 심혈관 질환 예방에 성공한 것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미국심장협회(AHA)는 연례학술대회에서 REDUCE-IT 연구를 발표하고 오메가 3 지방산의 일종인 아이코사펜트 에틸(Icosapent Ethyl)이 위약대비 상대적 심혈관 예방을 25% 낮췄다고 발표했다.

REDUCE-IT는 11개국 473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8179명을 무작위로 나눠 각각 아이코사펜트 에틸 4g(고용량)과 위약을 투여하고 1차 종료점으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관상동맥 재개통술, 불안정 협심증 등의 복합 사건 발생률을 관찰한 대규모 3상 연구이다. 그 동안 많은 연구가 실시됐지만 실패했거나 효과가 애매했다면 이번 결과에서는 매우 뚜렷한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를 계기로 앞으로 오메가 3지방산 제제의 관심과 고용량 연구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비타민 D 제제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2만5871명을 선별해 비타민 D와 위약을 비교한 VITAL 연구에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복합 심혈관 사건 발생률과 암 발생률에서 차이가 없었다. 현재 비티민 D 투약 유용성을 찾기 위한 많은 연구와 메타분석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세계가정의학회(WONCA)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비타민 D의 효과가 과장됐다는 지적과 함께 정적 비타민 D 수치도 재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진단]유전자 동반진단과 액체생검 진일보

진단분야에서는 암치료 개발과 동시에 액체생검이 주목을 받았다. 기술도 진일보했다. 현재 액체생검 중 가장 활발한 영역은 혈액을 이용해 암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진단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폐암 진단 분야가 가장 활발하다. 그 외 암종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연구 단계이다. PD-1, PD-L1 계열 면역항암제 투여 전 PD-1 유전자 발현율을 검사하는 것도 혈액생검 범주에 속하지만 이는 투여 전 유전자 발현율을 보는 것이므로 동반진단검사 범주로 분류한다.

 

액체생검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점은 기술과 정확도다. 혈액에서 암세포 손실 없이 정확하게 분리하는 기술과 고감도 분석방법은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검사 비용 고가에 따른 실용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임상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병리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진단유전학회 등이 연구활동을 통해 임상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재활] 국내 첫 다학제 심장재활 지침 개발 완료

재활분야에서는 심장내과·흉부외과·재활의학과가 합쳐 '최초' 심장재활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총 22개 권고안으로 구성된 임상진료지침 초안은 지난 11월 대한심장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재활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침의 큰 목적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권고해 최종적으로 심장재활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심장재활 시행 의료기관은 40여곳. 이 중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곳은 11곳에 불과하다. 때문에 심장재활은 일부 대형병원 또는 국립병원에 편중됐으며, 이로 인한 심장재활 참여율도 낮은 실정이다.

게다가 심장재활을 받길 원하는 환자의 요구도 많지 않아, 지난해 2월 심장재활의 보험 급여화가 이뤄졌음에도 심장재활을 도입한 의료기관이 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침 등장으로 의료진들이 심장질환 환자에게 심장재활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적인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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