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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대한간학회 HBV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위원장 임형준 교수
최상관 기자  |  skchoi@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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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12.06  05: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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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의대 임형준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HBV 가이드라인 개정 배경과, 의미, 전망 등에 대해 밝혔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최근 대한간학회가 3년만에 새로운 만성 B형간염(HBV) 진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개정판 작업을 총괄지휘한 고대의대 임형준 교수(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는 가이드라인을 살아있는 생명에 비유했다. 권고가 바뀌거나 새로 추가되면서 가이드라인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다는 의미다.

임 교수의 말대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HBV 치료 대상을 확대했고, 새 치료제를 제시했으며 약제 내성 파트도 다듬었다. 특히 간 기능 검사에서 AST(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와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검사를 모두 고려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ALT 검사만을 권고하는 등 여러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이번 개정의 배경과 의미, 진료 현장에서의 전망 등에 나눠봤다.

- 치료의 지향점에 대해 ‘치료 목표(Goal)’만 기술했던 이전 지침과는 달리 ‘장기적 목적’과 ‘중단기 목표(aim)'로 나눴다. 그 의미는?

목적은 전략이고 목표는 전술이다. 전쟁을 이기려면 전략이 있어야하고, 전투를 이기려면 전술이 있어야 한다.

가이드라인의 최종 역할은 단순히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간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가 건강하고 오랫동안 사는 것이다. 따라서 목적과 목표가 중요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가이드라인이 한 걸음 정도는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

- 국내 연구를 많이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새 권고 사항의 근거가 되는 연구 절반 이상은 국내 연구다.

가령 ALT가 정상이면서 바이러스 활동이 약화되는 경우에 기저 간질환의 진행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 근거를 토대로 면역 관용기 환자 치료를 권고했다. 또한 치료 약제 권고도 국내 근거를 상당수 포함했다. TAF(Tenofovir alafenamide)나 베시포비어(besifovir) 등이다. 특히 베시포비어는 국내 임상을 2상부터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새로 나온 권고안들은 권고 강도는 낮은 편이어서 조금 더 연구 근거가 모여야 한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의 치료’ 등 가이드라인의 서브 파트는 흔한 상황이 아니라서 국제 데이터를 많이 사용했다.

- 비침습적인 간조직검사가 진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는데?

간조직검사는 현재로서 간 상태를 평가하는 골드 스탠다드(Gold-standard)다. 그러나 작은 의료기관이나 개인 병원에서는 검사하기 어렵다. 때문에 간편하고, 정확한 검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비침습적 간섬유화 검사를 통해 90% 이상 신뢰도로 간섬유화 진행을 예측할 수 있다는 국내 근거가 많이 나왔다.

사실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비침습적인 검사는 고사하고, 침습적인 검사인 간 조직검사도 보험 인정을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 검사에서 간 섬유화가 있다면 ALT 수치와 상관없이 항바이러스치료를 할 수 있도록 보험 인정 해주는 것이 급선 과제다. 그 다음 단계로 비침습적검사를 인정해야 한다.

모두 한 번에 해결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급선 과제는 조직 검사가 보험 인정을 받는 것이다.

- 치료 시작 기준에 간기능 검사 중 ALT만 고려한 것도 특징이다.

ALT는 뜨거운 감자다. 자문위원회, 공청회, 이사회 승인, 간학회 학술대회에서 모두 언급됐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근거 중심 의학을 추구하는 한 아쉬운 부분도 넣을 필요도 있다고 여겼다. AST를 치료 기준으로 여전히 고려하면 도움 되는 환자도 있겠으나, 근거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꾸 끌고 가면 근거가 분명히 있는 사항마저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근거가 없는 부분은 놓아버리고, 근거가 있는 부분은 강조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 이렇게 결정했다.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모르겠다.

- ALT와 관련한 보험 급여 문제는 없나?

가이드라인에서는 건보공단 자료를 토대로 한국인 HBV 환자의 안전한 ALT 수준에 대해 정상 범위를 정했다.

5~10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ALT 범위를 남성 34, 여성 30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보험 공단에서는 그 두 배인 80을 넘어야 보험 급여를 인정해 주고 있다. 가이드라인 기준과 보험 급여 기준 사이에 걸친 그레이존(Gray-zone) 환자는 대략 10~20%로 추정된다.

보험이 따라오기에 시간은 좀 걸리겠으나, 가이드라인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새 치료제도 권고했다. 장기적으로 치료 이점이 입증돼야 할텐데, 주목하고 있는 국내 연구는?

TAF는 관련 3상 연구에 국내 여러 기관이 참여했다. 8년 장기 추적 연구이며, 2022, 2023년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베시포비어도 7년 임상이 진행 중이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2년 데이터를 토대로 권고했다. 점점 장기 연구 데이터는 쌓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반응률이 좋다고 나왔다. 차후 결과도 기대 중이다.

- ‘약제 내성 치료’ 파트에서 TAF와 TDF(tenofovir disoproxil)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테노포비어’로 통합 권고한 항목도 보인다.

기본적으로 TDF와 TAF는 간세포 안에서 최종 대사는 똑같다. 유효 성분이 같기 때문이다. 내성 측면에서도 같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임상 3상에서도 실험군에 약제 내성 환자가 20% 포함돼 있었고, 약제 내성 유무에 상관없이 바이러스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내성 환자에서 TDF, TAF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별도의 임상 연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그런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같다고 보고 있다.

- 특정 상황에서의 치료는 간세포암종, 신기능/골대사 질환자, 기타 장기 이식 환자 등을 더 늘리고 구체화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간경변, 간암, 간이식, 소아, 임산부 등 환자 유형이 다양하다.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 언급하기에 조심스러우나, 바이러스 간염이 중추 신경계 질환이나 간암 이외에 폐암,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거나, HBV 치료 후 인지 장애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때문에 앞으로도 특정 상황을 새로 추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TAF가 간이식, 기타 장기이식, 임신관련환자,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 것으로 언급됐다. 추후 권장될 여지는 남아 있나?

간이식 환자 대상으로는 임상이 진행 중이며, 6개월 데이터까지는 학회에서 발표됐으나 현재 출간된 자료가 없어 반영하지 못했다. 다음 가이드라인 개정 때는 권고안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HIV 환자에서는 TDF에서 TAF로 많이 전환된 상태다. 임신 관련 환자에게 TAF를 권고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안전성 근거를 좀 더 확보해야 할 것이다.

-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가이드라인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가이드라인이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기에 마냥 따라 달라고 주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신에 학회 홈페이지에 ‘만성간염 치료 길라잡이’로 보험기준에 맞게 안내하는 알고리듬이 있다. 가이드라인을 당장 적용하기 어렵다면 이를 참고해 달라. 가이드라인과 보험 기준을 모두 고려해 알기 쉽게 제시했기에 좀 더 현실적이다.

- 앞으로의 해결 과제는?

현재 HBV 치료 패러다임은 ‘바이러스 증식 억제’지만 5년 후에는 ‘바이러스 제거’로 패러다임이 이동할 것이다. 현재 임상 2상 중인 약이 몇 가지 있어 아직은 좀 더 지켜보고 있다.

또한 면역조절제, 바이러스의 주형에 작용하는 cccDNA를 분해하거나 바이러스 RNA를 siRNA로 분해하는 약이 임상 진행 중이다. 신약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성은 그렇게 가고 있다. 5~10년 내에는 기대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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