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말리주맙, 항류코트리엔제, 면역조절제 등 새 권고 대거 추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내년 5월 공식 발표 앞둬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윤호주) 만성 두드러기 진료지침이 18년 만에 개정됐다.

개정까지 긴 공백이 있었던 만큼 이전 지침과 비교해 새 치료 권고를 대거 추가했다.

이전 지침은 항히스타민제 치료를 주로 다뤘던 반면 이번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비롯 오말리주맙(Omalizumab), 항류코트리엔제, 면역조절제인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메토트렉세이트(MTX), 댑손(Dapsone) 치료 권고 사항을 담았다.

또한 피부과 치료를 고려해 광선치료 권고도 포함했다. 대상은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소아/성인)다.

지침개정위원으로 참여한 아주의대 예영민 교수(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심포지엄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항히스타민제 증량, 병용, 복용법 제시

H1-항히스타민제(H1RA) 치료에서는 증량과 병용, 복용법에 대한 권고를 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초기 치료로는 비진정성(non-sedating) H1RA를 진정성(sedating) H1RA보다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권고등급 A 근거수준 II, 이하 AII).

증량은 표준용량 H1RA 치료에 증상이 조절되는 않는 환자에게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AIII). 이때 증량 범위는 2~4배로 한정했다. 또한 병용은 H1RA 2~4종류를 조합하라고 제안했다(BIV).

복용법에 대해서는 필요시 복용법(as needed use)보다는 규칙적인 복용법을 고려하도록 했다(BIV).

아울러 H2-항히스타민제(H2RA) 치료는 H1RA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병합 치료를 고려할 것을 명시했다(BIII).

다만 증량 또는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근거는 아직 없다.

예 교수는 “미국, 유럽 지침에 따르면 항히스타민제를 4배 증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도 이를 반영했다”며 “현재 학회 소속 ‘아나필락시스/두드러기/혈관부종 연구회’에서 증량과 병용을 비교한 전향적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말리주맙 추가 치료 강조

오말리주맙 치료는 항히스타민제나 기타 면역조절제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H1RA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오말리주맙을 강하게 권고했다(AII). 또한 H1RA와 기타 면역조절제에 모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오말리주맙 치료를 제안했다(BIV).

예 교수는 “이번 권고를 뒷받침할 만한 무작위 대조 연구는 없었으나,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 근거는 26건이나 됐다”며 “전-후 비교 연구를 토대로 메타 분석해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항류코트리엔제 치료, 외국 지침과 차별화

항류코트리엔제 치료는 미국, 유럽 등 외국 지침과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 지침에서는 항류코트리엔제 치료를 제외했으나, 이번 지침에서는 치료를 제안했다. 다만 권고 등급은 다소 약했다.

지침은 H1RA에 호전되지 않은 환자에게 항류코트리엔제 병합치료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라고 권고했다(CIII).

외국 지침과 차별화한 이유에 대해 예 교수는 “외국 지침에서 항류코트리엔제가 제외된 이유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스피린 과민증을 동반한 환자에게 류코트리엔 레벨을 떨어뜨리는 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아스피린 과민증 환자군이 성인은 35%, 소아는 20~30%다. 또한 스테로이드 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점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면역조절제, 광선 치료 제안, 스테로이드제 치료는 신중

면역조절제는 고용량 또는 다제 항히스타민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사이클로스포린은 BIII, 메토트렉세이트는 CIV, 댑손은 CIII로 권고했다.

광선치료는 항히스타민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추가로 고려하라고 권고했다(BIV).

다만 스테로이드 치료는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H1RA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DIV). 또한 만성 두드러기 조절 및 소실을 위한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다만, 증상 악화 시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 단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은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만성두드러기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항히스타민제 병용, 보험 인정 받아야

이번 지침 개정은 지난 2015년 아나필락시스/두드러기/혈관부종 연구회에서 ‘만성 두드러기 진단과 치료 : 전문가 의견서’를 낸 이후, 지난해 1월부터 피부면역학회와 함께 지침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결과다.

예 교수는 “2000년 당시 두드러기 지침은 전문가 의견서에 가까웠다”며 “반면 이번 지침은 외국뿐 아니라 최근 일본과 우리나라가 했던 오말리주맙 임상 등 여러 데이터를 메타 분석한 권고 근거(evidence)를 토대로 개발했다”고 이번 지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앞으로 해결 과제도 남아있다. 이번 지침에서 권고한 항히스타민제(4종) 병용 치료가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 교수는 “이번 진료지침을 보험 인정을 위한 설득 근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재원 보험이사(인제의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증량보다는 병용이 삭감 위험이 더 크다”며 “네 가지 병용부터는 환자 치료 반응 및 상태를 면밀히 기록해 부득이하게 조합할 수밖에 없었다는 근거를 남겨두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침 최종본은 내년 5월 천식알레르기 춘계학술대회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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