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제13차 한국수면학회 투어 심포지엄(The 13th Sleep Symposium)`이 있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수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스탠포드대학 Ohayon 교수가 `불면증의 역학과 사회적 비용`에 관한 특강 수면장애의 심각성과 의학의 한 분야로서 수면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홍승철 교수(성빈센트병원 신경정신과)가 Ohayon 교수를 만나 한국인의 수면특징과 불면증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승철 교수: 교수님은 오랜 동안 수면역학 연구를 유럽 여러 나라와 캐나다, 미국 등을 대상으로 해오셨으며 세계 최초로 스탠포드 대학 내에 수면 역학센터를 개설하셔서 많은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5년 전인 2001년에는 한국인의 수면장애에 대한 역학연구에 참여를 하셨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인 수면의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Ohayon 교수: 저는 수면역학 연구를 해오면서 유럽, 캐나다, 미국 등에서 6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이들 나라에서의 연구결과는 수면시간이 약 7시간~7시간 30분 정도인데 비해서 한국인은 이보다 훨씬 더 짧은 6시간 30분~7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홍: 이러한 수면시간과 불면증과의 관계가 있는지요?
 Ohayon: 프랑스 같은 경우는 수면시간이 긴 데에 비해서 수면에 대한 불평이 많습니다. 반면 한국은 수면시간이 짧은데 비해서 이에 대한 불평이 덜 합니다. 그러나 수면에 대한 불평이 덜하다고 해서 불면증 증상이 덜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경우는 약 15~20% 정도로 흔합니다.
 홍: 왜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인이 수면시간이 짧은 데도 불구하고 수면에 대한 불평이 덜하는지요?
 Ohayon: 서구 유럽에서는 불면증을 사회적 이슈로 다루고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개념으로 접근하는 반면에 아직도 한국에서는 불면증은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있고 쉽게 교정될 수 있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따라서 의료계에서도 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요?
 홍: 불면증은 밤에 자기 힘들고 자주 깨는 증상들을 호소하는데 불면증으로 인한 낮 증상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Ohayon: 집중력의 장애, 정서의 문제로서 불안, 우울, 사고의 위험성 및 낮에 졸린 증상 등이 불면증 때문에 나타납니다. 학생들의 경우 학습장애가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홍: 불면증을 정신적인 문제와 많이 관련되어 있는데 어떤 장애들이 흔히 불면증과 동반되는지요?
 Ohayon: 불안증·우울증이 특히 불면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들입니다. 연구에서는 불안증이 20.9%, 우울증이 26%가 나타났습니다.
 홍: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어떻게 되는지요?
 Ohayon: 만성불면증에 빠질 수 있으며 우울증으로 이행되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한국에서의 연구결과는 불면증을 앓고 있는 분들 가운데 단지 5%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고 대부분은 치료를 받지 않거나 자기 전에 알코올을 복용 또는 이완요법, 한약복용 등의 자가치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면증에 대한 교육과 사회적 관심, 의학교육의 강화 등으로 불면증을 앓고 있는 환자 분들이 도움을 많이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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