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2상 연구 결과 대개 긍정적...약물 간 조합, 위약 효과 극복 등 과제 산적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전 세계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본지가 다국적 제약사들의 임상연구 및 미국간학회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임상 2상 연구가 완료된 지방간 후보물질은 MGL-3196, GS-9674, NGM282, 아람콜(arachidyl amido cholanoic acid), 트로피펙서(tropifexor), VK2809 등으로 조사됐다. 

오베틱콜릭산(obeticholic acid), 엘라피브래노(elafibranor), 세론설팁(selonsertib), 세니크리비록(cenicriviroc) 등은 임상 3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환자의 간 내 지방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졌으며, NASH 활동 점수(NASH Activity score), 간 섬유화 정도, 간 기능 검사인 ALT(alanine aminotransferase), GGT(glutamic oxalacetic transaminase) 수치 등 여러 척도가 개선됐다.

GS-9674의 경우 양성자밀도지방분획법(MRI-PDFF)으로 간 내 지방 수치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24주 연구째 38.9%로 위약군(12.5%)보다 26.4%p 더 많았다. 또한 ALT, GGT, 총 답즙산 수치 등은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됐다.

트로피펙서 또한 12주간 트로피펙서 90µg를 12주간 투여한 결과 FGF19 수치가 5배 이상 증가한 반면, 위약군은 1.4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FGF19는 '파네소이드 X 수용체(farnesoid X receptor, FXR)'에 의해 발현이 증가되며 간에서 답즙산합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 밖에 ALT, GGT, MRI-PDFF 수치 등은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낮았다.

MGL-3196는 투여 환자의 30% 이상이 간 내 지방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간 효소, 섬유증, 동맥경화성 지질(atherogenic lipids)도 개선됐다.

아람콜은 ARREST 연구에서 1년 치료 결과를 평가한 결과, 아람콜(600mg)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간 내 지방 수치가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47%로 위약군(24%)보다 23%p 더 많았다. 또한 NASH 악화없이 간 섬유증 개선 및 1기 이상의 섬유증이 개선된 환자 비율, ALT, AST, 당화혈색소(HbA1c) 수치 등도 위약군 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혈중 지질 수치, 체중 변화는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파리-소르본대 Vlad Ratziu 교수는 “1년 연구 결과 아람콜은 간 내 지방 수치, 조직학‧생화학적 간 기능, 혈당 조절 등에 높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였다”며 “아람콜의 NASH 치료 잠재성을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Sidney Barritt 교수는 최근 미국간학회 연례학술대회(AASLD 2018)에서 “연구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며,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그러나 아직 연구들 중 분명한 승자는 나오지 않았다”며 “NASH의 예상 치료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환자가 식이요법, 운동을 하는 1~3년 동안만 치료제를 복용할 것인지, 아니면 평생 치료할 것인지 등을 추가 연구에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약물을 조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참고해 병용 치료제 개발도 한창이다.

현재 아폽토시스 신호 조절 키나아제1(ASK1) 억제제로서 GS-9674에 세론설팁(selonsertib)을 조합하거나, 아세틸-COA(acetyl-CoA) 억제제로서 GS-9676를 조합한 복합제에 대한 임상 2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GS-9674 연구에 참여한 한 교수는 “모든 약물들은 나름대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조합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ASK1 억제제와 관련해 순천향의대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산화스트레스 상황에서 ASK1는 간내 염증, 세포사멸 및 섬유화를 악화시키는 스트레스 반응 경로를 활성화한다. 따라서 NASH의 치료 목표로 ASK1 억제가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NASH 및 진행성 섬유증 환자는 의학적으로 섬유화를 효과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간 섬유화 면적이 확장되는 '섬유성 가교(bridging fibrosis)'나 간경변증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대규모 무작위 대조 시험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다양한 NASH 치료제가 개발 중이지만 아직 최종 문턱을 넘은 약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NASH 증상 특성상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일부 효과가 있는데다가 아직 뚜렷한 써로게이트 마커도 없다는 점에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NASH 환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오름세다. 지난해 미국의 NASH 유병률은 약 5.2%,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은 26%로 보고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NASH 환자 수는 2010년 6785명에서 현재 연간 3~4만 명 수준 급증했으며, NAFLD 유병률은 16~33%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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