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정형외과醫, 실효성 의문..."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준법진료' 투쟁에 대한 온도차가 병원계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개원가에서는 의협의 준법진료 투쟁에 공감하지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22일 의협 최대집 회장은 서울대병원 앞에서 준법진료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발표 이후 병원계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병원계에서도 준법진료는 '원하던 바'이긴 하지만,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개원가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의협이 준법진료를 외치고 나섰지만, 실제 개원가에서는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의협의 준법진료 투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 노환규 전 회장 당시에도 의협은 주40시간 진료를 내세우며 준법투쟁을 선언한 바 있지만 개원가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25일 열린 기자가담회에서 "시기적으로 투쟁에 공감하지만, 개원가에서는 사실상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준법진료가 처벌을 피하면서 투쟁할 수 있는 방안 중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개원가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토요일을 휴진하는 방안이 개원가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되겠지만, 정부에서는 즉각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개원가에서는 준법진료 투쟁을 할 수 있는 게 없을 뿐더러 이에 대한 방법론적 논의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과 회원 정서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김 회장은 "최대집 회장이 상임이사회나 시도의사회와 논의하지 않은 채 준법진료를 발표한 것 같다"며 "대개협 회장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회원 정서다"며 "최 회장이 어느 정도 소통하는지 모르겠지만 소통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쟁통에서도 논의와 소통은 반드시 거친다"며 "최 회장이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역간의 소통은 물론 국민 정서도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을 위한 논의는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의협 측에서 개원가의 준법진료 동참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여러 각도에서 개원가가 준법진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에 두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정형외과의사회 이홍근 회장은 "52시간 근무는 말만 좋은 허울 뿐이다. 차라리 집회를 하는 게 더 쉬운 일"이라며 "준법진료 투쟁은 개원의 입장에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원가는 대학병원이 나서야 준법진료 투쟁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병원이 멈추지 않는다면 준법진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정형외과의사회 이홍근 회장도 "대학병원이 나서서 준법진료 투쟁에 나선다면 모를까 개원가에서는 어려울 것"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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