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 교수

 

대장 점막에 염증 또는 궤양이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치료제로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와 TNF-α억제제를 사용하는데, 환자들 중에는 기존 TNF-α억제제에 불내성을 보이거나 주사제 거부감으로 치료 시기가 지연되는 등 새로운 치료제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구용 제제가 등장해 환자 및 의료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 교수를 만나 대장염 치료 현황과 경구용 치료제 등장 의의를 들어봤다. 

Q. 궤양성 대장염이 타 자가면역질환과 구분되는 특징은.
=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로, 대장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특징은 연령대가 젊다. 10대에서 30대의 젊은 나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한참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영위해나가는 나이임에도 대장을 적출하는 것 외에 완치법이 없어, 젊을 때부터 약물 치료를 통해 평생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Q. 표준치료법은.  
= 수술이 있지만 수술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과 삶의 질 저하라는 한계가 있다. 현재는 약물 치료가 근간이 되고 있다. 1차 메살라진이 보편적이고 다음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심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스테로이드 의존성 또는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는 아자치오프린과 같은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Q. 신약들이 많이 출시되면서 관해 유지를 넘어 점막 치유 달성까지 치료 목표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 과거에는 치료제의 부재 등으로 점막 치유를 달성할 방법이 없었다. 궤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짓고 환자 고통 경감을 치료 목표로 했다. 하지만 최근 '내시경적 관해', 즉 점막 치유를 추구하는 쪽으로 치료 목표가 실제로 향상되고 있는 추세다.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 치료한 환자들 중 일부가 관해를 달성하면서 치료 목표가 변했다. 크론병은 이미 치료 목표가 바뀐 상태이고, 궤양성 대장염은 서서히 바뀌고 있는 중이다.

Q. 최근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등장했는데, 처방의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 일단 스테로이드를 여러번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변화다. 예전에는 스테로이드 외 치료 옵션이 없으니 스테로이드를 반복해서 치료했고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결과도 있었다.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스테로이드 의존 치료 전략에 변화가 있었다. 
또한, 면억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들이 등장하며 환자들의 치료가 세 가지 옵션으로 나뉘었다. 첫번째는 면역억제제만을 사용한 치료, 두번째는 생물학적 제제만을 사용하는 치료, 세번째는 생물학적 제제와 면역억제제를 병행하는 치료가 있다. 

Q.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하는 기준이 있다면.
= 면역억제제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약  3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환자가 심한 증상으로 고통받는 경우 면역억제제를 처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 면역억제제가 우리나라 환자에게서 골수 억제 효과가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드물긴 하지만 치료 도중 백혈구 수치가 0을 기록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현재는 예전만큼 면역억제제를 많이 처방하는 추세는 아니다. 환자가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기도 하나, 이런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Q. JAK 억제제 젤잔즈가 올해 9월부터 궤양성 대장염에 적응증을 확대했는데, 기존 제제와 효과나 안전성 부분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나. 
= 아직 젤잔즈가 보험이 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에게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안전성 데이터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1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2개의 동일한 연구가 동시에 진행돼 동일한 결과를 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데이터의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다른 장점 중 하나로 '빠른 효과'를 꼽고 싶다. 개인적으로 연구에 참여를 했었는데 젤잔즈를 사용해 치료했을 때 3~4일 내로 증상들이 빨리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 치료 적용 약제는 거의 예외없이 효과가 1차 치료보다 좋지 못한 효과를 보인다. 물론 후속 연구 자료들이 더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자료에 따르면 젤잔즈는 앞선 약제에 구애받지 않는다. 
즉,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실패한 환자들에게 사용해도 1차 치료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제는 개인 맞춤형으로 환자 특성에 따라 어떤 약을 사용할지가 치료에서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Q. 대상포진 부작용이 있다. 
= 사실이다. 다른 약들도 있긴 하다. 면역억제 치료를 하면 예방접종을 못한다. 생백신이기 때문인데, 현재 사백신이 개발됐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리스크로는 지질(lipidemia) 증가 부분이 있다. 고지혈증이 위험한 이유는 심혈관 합병증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젤잔즈 연구에서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했다는 결과는 없는 만큼 큰 걱정은 없다. 

Q. 신약, 치료 환경 등 궤양성 대장염에 존재하는 미충적 수요 있다면
= 완치가 되는 약이 나온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약에도 반응이 없는 증상이 심한 환자들이 아직 있다. 항TNF 제제(레미케이드)의 경우 환자1/3에는 효과가 없고, 1/2에서는 중간에 효과가 없어진다. 완벽하게 좋아지는 사람은 약 1/3이다. 이 중에 또 2차 약제를 사용하면 이 중 1/3에서만 효과가 나타난다. 
미충족 수요가 있다면 아직 어떤 약에도 효과를 경험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기전의 약이 많이 나올수록 환자들에게 좋다. 젤잔즈는 세포 내에서 작용을 하는 기전이라 기존 항체 억제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의 약으로서 가치가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