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 치료가 어려운 자가면역 질환에 생물학적 제제가 대거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TNF(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비롯해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IL(인터류킨)-17 길항제도 출시되면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는 15종이 넘는다.

문제는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기전상(자가면역이용) 심각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날 수 있는데도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가려져 효과만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약물들의 허가사항을 보면 주사 주입에 따른 호흡곤란, 흉통, 발진 우려가 있고, 중증 감염 시 잠복 결핵 활성화의 우려도 존재한다. 혈구 감소, 간수치 상승, 간질성 폐질환도 나타날 수 있다. 그 외에 림프종, 고형암 등 악성 종양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실제 메토트렉세이트(MTX) 등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와 생물학적 제제의 부작용 발생률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생물학적 제제의 중증 이상반응은 2.4배, 중증 세균감염은 7.6배, 결핵은 5.1배 더 높았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33%가 이상반응으로 중단했다는 보고도 있다.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감염 등 부작용 때문에 대학병원 내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하려면 경험이 많은 선생님과 협진 및 상의 후 처방을 내린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 "반면 일반병원(의원과 병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적응증 확대를 기회 삼아 여러 타과에서 치료 옵션으로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강조될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대한류마티스 학회가 나서 생물학적 제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시작했으며, 또한 안전한 생물학적 제제를 위한 전문가 의견서도 발표하면서 인식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조만간 정리될 전문가 의견서에는 생물학적 제제의 처방을 위한 전문가 교육과 사전 검사, 약물의 단계별 사용법, 스위칭 처방 대상, 부작용 관리 등이 정리돼 있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최소한의 안전은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염 발생률이 급격히 올라가므로, 모든 환자는 처방 전 반드시 결핵 검사와 B형 바이러스 감염 검사 등을 하도록 고려하는 내용도 전문가 의견서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의 한 임원은 "적응증이 넓어지면서 많은 환자가 치료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약제가 갖는 부작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환자 예후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인식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생물학적 제제가 나온 지 15년이 넘어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부작용으로 인해 고생했을 환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다른 모든 진료과 또는 관련 학회도 안전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함께 높여야 한다. 개원가를 위한 조언도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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