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연구 결과, 일반인보다 심방세동 위험 최대 3배 이상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울증 환자에게 심방세동 위험 경고등이 들어왔다.

덴마크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우울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방세동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다만 항우울제가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는 원인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이 관련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지난 2009년 Circulation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심방세동 환자는 우울증 심각도가 높을수록 질병 부담(symptom burden)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상승했다(Circulation 2009;120(2):134-140).

연구를 진행한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Morten Fenger-Grøn 교수는 "우울증으로 관상동맥질환 발생 또는 악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되는 등 우울증은 다양한 심혈관질환과 연관됐다"며 "항우울제 치료를 포함해 우울증과 심방세동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는 덴마크 국가 기반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된 2000~2013년에 항우울제 치료를 시작한 우울증 환자 78만 5254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들은 성별, 출생일을 기반으로 우울증이 없는 일반인(대조군)과 1:5 매칭됐다.

분석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 치료 시작 후 한 달 동안 심방세동 위험이 3.18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aHR 3.18; 95% CI 2.98~3.39).

이 같은 위험은 항우울제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했다. 항우울제 치료 시작 후 2~6개월간 심방세동 위험은 대조군보다 1.37배(aHR 1.37; 95% CI 1.31~1.44), 6~12개월 동안 1.11배 높았으나(aHR 1.11; 95% CI 1.06~1.16), 치료 기간이 늘어날수록 그 위험이 경감됐다. 

이어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 치료를 시작하기 전 한 달 동안의 심방세동 위험을 평가했다. 항우울제 치료 시작 한 달 전 기간은 환자가 우울함에도 의학적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항우울제가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심방세동 위험은 항우울제 치료 시작 15~30일 전 7.65배(aHR 7.65; 95% CI 7.05~8.30), 1~15일 전 4.29배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aHR 4.29; 95% CI 3.94~4.67). 즉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 치료 시작 전부터 심방세동 위험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항우울제 치료 시작을 기준으로 한 달 전과 한 달 후 사이에 전체 우울증 환자 중 0.4%가 심방세동을 진단받았다.

Fenger-Grøn 교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우울증 환자는 치료 시작 후 6개월 이상까지 심방세동 위험이 상당히 높았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항우울제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심방세동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울증과 심방세동은 공중보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두 질환의 인과관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정신건강이 심장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11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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