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맞는 정신 화순전남대병원장, "정밀의료, IT기술 접목한 스마트 서비스 시스템 구축할 것"

▲ 정신 화순전남대병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화순이라는 친환경 입지를 바탕으로 2004년 개원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화순전남대병원이 다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암특화병원으로 다학제 협진체제를 구축하면서 암환자 5년 생존율 등 수도권 빅5 병원에 못지않은 치료 실적을 자랑해 왔다. 또 2004년 당시 287병상이었지만 현재 705병상으로 외형적 성장도 이룩했다. 수도권 대형병원이 2000여 병상임을 고려할 때 병상당 암수술 건수도 전국 최다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암병원 존재만으론 더 이상 경쟁력일 수 없어"  

수술 성적, 경영 수치 등 여러 지표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그런데도 병원은 다시 '리브랜딩(re-branding)'을 선포했다. 

취임 1년째를 맞고 있는 정신 원장의 설명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이제 암병원은 더는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정 원장은 "개원 이후 대부분 흑자 경영을 하고 있지만, 외형적 성장은 수년째 정체 상태다. 이제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고객에게 격이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첨단 선진의료의 주역이 되려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리브랜딩 배경을 설명했다.

리브랜딩이란 환자별 맞춤치료를 구현하는 정밀의료,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서비스, 복합면역치료 등 첨단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특히 암치료 백신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병원에 벤처기업을 창업한 교수가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많고, 임상 2상을 진행하는 사례도 있고, 주변에 백신 특구도 있어 리 브랜딩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브랜딩의 또 다른 축으로 원내 소화기센터와 폐식도종양클리닉 등을 이전해 새롭게 단장했다. 또 암면역치료 클리닉 개설, 다학제진료 활성화, 암생존자를 위한 평생건강 클리닉 운영 등도 같은 맥락이다. 

면역치료 분야 경쟁력 있는 연구 인력 갖춰

병원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면역치료 관련 연구 인력을 꼽았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일 '프라운호퍼 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온 덕분이다.

프라운호퍼 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바이러스 백신과 항암제 개발 연구전문기관이다. 2011년부터 프라운호퍼 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와 손을 잡고 암 면역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연구소의 분소격인 프로젝트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 원장은 "첨단 기자재는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연구 인력은 단기간에 키워낼 수 없다. 우리 병원은 프라운호퍼 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와 오랫동안 암 면역치료에 관한 공동연구를 해 왔다. 이를 통해 세포치료와 면역학에 관한 독자적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 정신 화순전남대병원장

또 "병원 의료진 중심으로 독자적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다발성 골수종, 간암치료용 면역세포치료제 등으로 현재 임상 2상에 돌입한 상태이고, 살모넬라균의 독성을 약화한 후 유전적 변형을 통해 암세포를 표적하는 기술도 독특한 연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화순 백신특구 윈-윈 관계

병원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슈는 '화순 백신특구'의 존재다. 

백신산업에서 연구개발과 임상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로 그 역할의 중심에 화순전남대병원이 있는 것이다. 2010년 산업부로부터 지정된 화순 백신 특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의약품 연구개발에서 제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체계가 갖춰진 곳이다.

구체적으로 화순전남대병원이 연구와 임상을, 전남대 의생명과학융합센터가 기초연구를, 생물의약산업단지에 입주한 KTR 헬스케어연구소가 비임상을, 전남생물의약연구센터가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를, ㈜녹십자가 의약품 산업화 분야를 각각 맡고 있는 것이다. 

정 원장은 "우리 병원이 백신특구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이라 불리는 생물의학이나 백신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백신산업을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한데, 우리 병원이 연구개발 및 전임상과 임상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과 핫라인 연결  

주변 요양병원들과 환자 연계 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화순전남대병원이 암특화병원으로 성장하면서 주변에 요양병원들이 속속 들어선 것. 이에 병원은 요양병원을 포함한 1·2차 의료기관과 진료협력병원과의 핫라인을 보강했다. 또 병원과 요양병원 간 ICT 기반의 암환자 관리와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는 중이다. 

정 원장은 "광주·전남내 암생존자가 14만여 명에 달한다. 이를 감안해 병원내 '평생건강클리닉'을 강화하고, 암생존자의 헬스 케어를 위해 협력병원들과 공조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