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추계학회서 공개 장애평가로 이어질지 관심

학회 법제위원인 최종범 교수(아주의대 마취통증학과)가 18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CRPS 가이드북을 소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대한통증학회(회장 조대현)가 18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6년간 개발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가이드북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CRPS 진단기준과 감별진단 그리고 치료법 등 모든 내용을 총망라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또한 장애판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국가배상법시행령 신체장애의 등급과 노동력 상실표, 맥드라이브 노동능력 상실표, 미국의학협회 6판 영구적인 신체장애의 평가 기준도 모두 수록했다.

이 중 진단에서는 세계통증학회가 제시한 수정 CPRS 기준 및 미국의학협회의 객관적 진단기준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진단 가이드가 없는 상황이라서 유용한 치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학협회의 경우 CRPS를 진단하기 위해 피부색깔, 피부온도, 부종, 발한기능변화, 피부탄력, 연부조직위축, 관절운동범위 강직가 수동관절 가동범위 감소, 손발톱 변화, 모발변화, 일반 방사선 촬영, 골스캔 검사 등 11가지 진단기준을 이용하고 있는데 낮은 민감도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통증연구학회가 개발한 기준을 추가했고, 여기에 기존 11가지 징후에 1점씩 부여해 이를 중등도 등급을 매기고 있다.

대한통증학회는 이번 가이드북에 미국의학협회와 세계통증학회의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면서 정확한 통증진단을 위해 국내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감별진단에서는 CRPS와 혼동할 수 있는 외상 후 신경통, 말초 신경병증, 급성 외상, 꾀병 등의 4가지 질환 증상을 자세하게 소개했는데, 특히 꾀병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18가지를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학회 법제위원인 최종범 교수(아주의대 마취통증학과)는 "통증은 매우 주관적이라 아직까지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없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통증과 관련된 장애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고,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편향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이번 가이드북을 통해 CPRS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가이드북이 통증환자들의 장애평가를 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CRPS를 중증질환으로 인정해 보험 급여해 주고 있으나 장애등급을 정하는 기준으로는 인정하고 있지 않다.

가톨릭의대 조대현 회장(대전성모병원)은 "팔이 없고, 다리가 없는 환자들만 장애인이 아니다. 팔이 있지만 통증으로 사실상 기능을 못하는 환자도 장애인으로 평가해줘야 한다는게 학회의 의견"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 기획이사인 전영훈 교수(차기 회장)는 "미국의학협회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5판에서 6판으로 개정하면서 통증장애를 추가했다. 통증으로 인한 장애를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우리들도 미국처럼 변화를 받아들여야하는데 아직 사회적으로 인식이 정립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종범 교수는 "많은 CRPS 환자들이 통증속에 살아가면서 다른 환자대비 사회적 보상을 못받고 있다"면서 "이번 가이드북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장애평가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통증환자도 장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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