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정천기 교수팀, 요통관리 수술 VS 비수술 치료 효과성 비교
"추간판 탈출증 등 수술치료시 초기 통증조절·만족·삶의 질 개선 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요통 환자 관리'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고신정 기자] 요통환자에 대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수술적 치료가 초기 통증 조절과 만족도·삶의 질 향상의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인데, 결과의 활용법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천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요통환자 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는 통증 6주 이상 추간판 탈출증 환자와 통증 3개월 이상 척추 협착증 환자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척추 수술 급여기준을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질환별 환자군을 수술 대 비수술치료군으로 나눈 뒤 6개월 이상의 추적관찰을 통해 통증호전 여부와 기능 및 삶의 질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추간판 탈출증 환자가 수술 치료를 받았을 때 초기 통증조절, 만족, 삶의 질에서 보다 나을 결과를 보였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수술, 비수술 치료의 결과가 같아졌다.

척추협착증의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비수술 치료에 비해 통증, 만족, 삶의 질이 초기치료 결과 뿐 아니라 지속정도에서도 유지됐다.

정 교수는 다만 "기존 리포트 연구를 포함한 모든 척추 치료 연구에서 치료효과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 이상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연구의 제한점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척추수술 기피현상이라는 사회적 배경 안에서 시행됐다.

척추질환으로 진료를 받는 인원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과거 일부병원에서의 무분별한 척추수술이 이슈화되면서 수술에 대한 반감이 확산, 대다수의 환자가 척추수술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톨릭의대 조정기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신경외과)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대다수는 수술을 최대한 피하고 싶어하며, 수술이 정말 필요한 환자 조차도 이를 꺼려하는 상황"이라며 "수술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적절한 환자에 적절한 방법으로 수술치료를 시행하면 빠른 시간 내에 통증 완화와 삶의 질 개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척추 수술을 무조건 기피하는 것이 수술에 따른 편익을 누릴 기회를 놓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는 동의했지만,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후속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영건 차의과대학교 교수(예방의학·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실장)는 "환자의 입장에서보자면 평균값 보다는 일단 나의 건강이 좋아져야 한다. 수술을 해도 통증이 남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비수술 요법만으로 통증완화효과가 큰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이를 발라내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 교수는 "일단 학계 내에서 이런 기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합의를 이뤄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국민의 이해도와 수용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이사 또한 "수술이 좋다고 하지만 이를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얼마나 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사들만 알고 있다"며 "이를 객관화하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보다 객관화된 자료가 마련된다면 급여기준 개선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급여기준을 지키는 선에서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나, 급여기준이 현장에 맞지 않아 환자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학계가 중지를 모아 기준 개선이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신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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