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성신여대 서수연 교수팀 "수술 폐경 여성 우울증·불면증 호소"

▲ (좌부터) 고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성신여대 서수연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수술 후 폐경을 경험한(이하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스럽게 폐경이 나타난(이하 자연 폐경) 여성보다 수면 문제를 2배 더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 연구팀과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과 비교해 우울증 및 불면증을 더 호소했고 수면 질도 낮았다.

폐경은 신체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지만, 자궁 적출술 또는 양쪽 난소 적출술 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때문에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보다 젊은 나이에 폐경을 맞이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한다. 또 서서히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자연 폐경 여성에 비해 수술 폐경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우울증, 수면 문제, 일과성 열감, 야간 발한 등의 갱년기 증상을 더 심각하게 경험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폐경 여성 526명을 대상으로 수면 문제 및 우울증 등 발생률을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자연 폐경 여성 중 15%가 우울증 증상을 보고한 것에 비해 수술 폐경 여성은 22%가 우울증을 호소하였다. 

이와 함께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보다 수면 질도 낮았고, 수면 시간도 짧았으며 불면증이 있을 확률이 2.13배 더 높았다. 

아울러 커피 섭취, 낮잠 자기, 음주 등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할 경우 자연 폐경 여성보다 수술 폐경 여성에서 불면증에 걸릴 확률이 증가했다. 

신철 교수는 "폐경 여성의 약 20%가 수술로 인해 폐경을 경험하는데, 이들은 자연폐경 여성에 비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우울해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며 "폐경 이후 수면 질이 떨어지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폐경과 수면 검사를 병행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수연 교수는 "현재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과 달리 치료 과정에서 특별한 교육이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폐경 여성은 자연 폐경 여성보다 심리적인 문제나 수면 문제에 대해 더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을 위한 치료와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불면증을 유발하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수정해 줄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은 수술 폐경 여성들에게 신체적인 부담 없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Menopause 11월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