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SGLT-2 억제제 심장개선 효과 조명

▲ AHA 2018 전경

[시카고=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약들이 심부전(HF) 예방 효과를 속속 입증하면서 순환기의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심부전은 진단이 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항고혈압제를 처방하는 상황이라 많은 순환기 및 심장 전문의들이 새로운 약물을 기다려왔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다.

올해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는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효과를 입증한 연구를 두 개나 쏟아냈다. 그 첫번째 신호탄은 TIMI 그룹이 주도한 DECLREA -TIMI 58 연구다.

AHA는 10일 DECLREA -TIMI 58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발생 위험을 위약대비 17% 낮췄고, 또한 심부전 입원 위험은 27%가량 낮췄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하면서 심부전 치료제 발전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다만 이 연구는 당뇨병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였는데 다른 연구와 달리 1차 종료점으로 심부전 예후(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를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충분히 효과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11일에는 EMPA-HEART 연구를 발표하고 엠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 예방하는 약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조명했다.

앞서 엠파글리플로진은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심부전 입원 위험을 위약 대비 35%를 낮춰 주목을 끌었고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현재 심부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EMPA-HEART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 연구는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흡연이력 등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사망에 강력한 독립적 예측인자인 좌심실비대(LVM)를 1차 종료점으로 본 것인데 적은 인원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벌려 치료제에 한발 더 나아갔다.

연구를 발표했던 캐나다 토론토의대 Subodh Verma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 10mg을 6개월간 투여한 단기간 연구였지만 좌심실비대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줄였다"면서 "특히 이러한 혜택은 정상 혈압인, 박출량보전심부전, 최상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그리고 기저에좌심실비대지수(LVMI)가 높은 환자들에서 더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는 시판되고 있지 않는 카나글리플로진도 앞서 나온 CANVAS 연구에서 심부전 입원을 위약 대비 33% 낮췄고,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위험도 22%나 낮췄다. 아직 심부전 예후를 전면으로 내세운 연구는 없지만 이 또한 심부전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SGLT-2 억제제 연구의 심부전 개선 효과

하버드의대 교수이자 브링검여성병원 심장전문의 Paul Ridker 박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효과로 인해 지금까지 당뇨병환자의 심부전 위험이 대폭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또한 제한적이었던 심부전 치료 옵션도 확대되면서 궁극적으로 사회적 질병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효과가 나타나는 기전을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약물의 기전이 밝혀져야 실제 허가와 본격적인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Ridker 박사는 "많은 가설이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어떤 기전을 통해 심부전 위험을 낮추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이 심부전을 증가시키는 관계를 먼저 풀어야 한다. 내분비질환의 복잡한 호르몬 대사비밀을 풀어야 비로소 심부전효과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의대 교수이자 캐나다심장연구센터 Peter Lin 박사는 "SGLT-2 억제제가 신부전을 낮추는 기전은 충분히 설명이 된다. 미세 당분자가 미세혈관이 몰려 있는 신장으로 가게되면 혈압과 당뇨병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SGLT-2 억제제가 신장의 당 재흡수를 억제하고 뇨배출하면서 개선된다, 반면 신부전은 혈당개선과 동시에 혈당변동성 안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상연구와 달리 기전적 설명이 충분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미국심장학계와 미국당뇨병학계는 SGLT-2 억제제를 심혈관 위험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물로 권고하기 시작해 임상 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