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42%, 과일·채소에도 알레르기
복숭아, 사과, 키위 등이 주 원인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의 42%가 과일 또는 채소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Pollen-food allergy syndrome)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의과대 김미애 교수(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연구진이 전국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를 조사한 결과로 복숭아, 사과, 키위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은 음식으로 꼽혔다.

이 연구는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 Research(AAIR) 11월호에 실렸다.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은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섭취할 때 입술, 입  안, 입천장, 혀, 목 안 등이 가렵고 붓는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식품 항원이 원인이며, 대부분 노출 후 5분 이내 증상이 생기지만, 일부는 30분에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의 전국적인 코호트 연구가 이전에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전국 22개 의료기관의 환자 648명을 모집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26.1세로 꽃가루 알레르기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었다.

연구 결과 환자의 41.7%는 구강 알레르기증후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중 43%는 두드러기 등 전신 피부 증상, 20%는 기침이나 호흡곤란 호흡기계 증상을 보였다. 아울러 과민증 환자도 8.9%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강 알레르기와 관련 있는 음식은 총 30여 종으로 복숭아(49%), 사과(47%), 키위(30%), 땅콩(17%), 매실(16%), 밤(15%), 호두·파인애플(14%), 참외(13%), 토마토·멜론(12%), 살구(11%), 수박(10%), 체리·토란·대추(9%), 배·인삼·잣(8%), 콩·마·오이(7%), 당근(6%), 바나나·망고(6%), 포도(5%), 들깻잎·도라지·딸기·감자(4%), 셀러리·더덕·쑥갓·칡·연근·가지(3%) 등이 파악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외국에는 흔하지 않은 토란, 인삼, 들깻잎, 도라지, 쑥갓, 더덕, 칡, 연 근 등 여러 채소에도 구강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됐다.

김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 중 생과일이나 생채소 섭취 후 구강 알레르기 증상이 있다면 원인 식품을 피해야 한다”며 “특히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전신 알레르기 반응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 등 응급 약물을 상비해야 하며, 과일이나 채소를 완전히 익혀 먹으면 알레르기 성분이 파괴돼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