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염분 섭취 줄이면 예후 개선된다는 높은 수준 근거 부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부전의 기본적인 치료전략 중 하나는 '저염식'이다. 체내에 필요 이상의 수분과 염분이 축적되면 심장에 부하가 걸려 심부전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심부전 환자의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Kamal R. Mahtani 교수팀이 염분 섭취 제한에 따른 심부전 환자의 예후를 평가한 연구들을 문헌고찰한 결과, 심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위험이 감소한다는 근거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Internal Medicine 11월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Mahtani 교수는 "임상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예후 개선을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여기에는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며 "하지만 염분 섭취를 제한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며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심부전 입원 또는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염분 섭취를 줄였을 때 예후를 평가한 총 2655개 연구 중 근거 수준이 높은 무작위 임상연구(RCT) 9개를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했다. 심부전 환자 총 479명의 데이터가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1차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등 이상반응으로, 2차 종료점은 입원율, 입원기간, 뉴욕심장협회(New York Heart Association, NYHA) 심부전 등급, 저염식에 대한 환자 순응도, 혈압 변화 등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염분 섭취를 제한하면 1차 종료점이 개선된다는 데이터를 제시한 연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염분 섭취 제한에 따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평가한 연구는 메타분석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고, 대다수 연구에서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또 심부전 입원환자는 염분 섭취를 제한하더라도 입원 기간이 유의미하게 줄지 않았다.

NYHA 심부전 등급 개선 효과는 연구마다 다른 결론을 내렸다. 심부전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NYHA 심부전 등급을 평가한 4개 연구 중 2개는 등급이 개선됐다고 보고했으나 나머지 연구는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체 연구 중 심부전 환자가 100명 이상 포함된 대규모 연구는 없었다. 

Mahtani 교수는 "분석 결과, 심부전 환자가 염분 섭취를 제한하면 예후가 개선된다는 점을 입증한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는 부족했다"며 "향후 잘 디자인된 연구를 통해 저염식에 따른 예후 개선 효과를 입증해야 염분 섭취 제한의 혜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현재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저염식에 따른 예후를 평가한 SODIUM-HF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연구에서는 1일 염분 섭취량을 65mmol 또는 1500mg으로 제한하거나(저염식군) 의료진이 저염식을 하도록 권고만 했을 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 등을 비교·평가한다. 

다기관 무작위 연구로 디자인됐으며, 만성 심부전 환자 1000여 명 대상으로 진행된다. 연구는 2023년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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