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세의대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 연세의대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는 죽상동맥경화증 관리 영역에서 로수바스타틴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가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심장질환(ASCVD)이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죽상동맥경화증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주요 전략으로 권고되는 스타틴에 대한 임상적 적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를 만나 스타틴 가운데 죽상동맥경화증 관리 측면에서 대표격으로 자리잡은 로수바스타틴의 임상적용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고 교수는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막으려면 로수바스타틴 복용 등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심혈관질환에서 죽상동맥경화증의 임상적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증, 혈관염, 염증성 질환 등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죽상동맥경화증이 99%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막고 안정화하는 게 필수다. 

다만, 죽상동맥경화증은 노화 현상인 만큼 100%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타틴은 효과를 발휘하면 심혈관질환을 3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이 수치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스타틴 만큼 효과가 있는 약물은 없다. 

- 죽상동맥경화증 관리에 대한 국내외 가이드라인도 궁금하다. 

미국은 매우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심혈관질환 또는 당뇨병이 있거나 가족성 고지혈증 환자, 10년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도 7.5% 이상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한다. 

또 위험도가 낮은 환자, 동반질환으로 인해 고강도 스타틴 요법이 부담스러운 환자는 중등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한다. 

반면 우리나라와 유럽은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타깃으로 한다.  스타틴 복용 전과 비교해 LDL-C 수치를 50%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걸 목적으로 하며, 가능하면 LDL-C 수치를 70mg/dL로 낮추되, 스타틴을 복용 중임에도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거나 발생이 의심된다면 55mg/dL로 낮추자는 추세다. 

다만 둘의 공통점은 심혈관질환 환자, 고위험군 환자의 LDL-C을 확실히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로수바스타틴의 위치는.

PCSK-9 억제제 등 최근 개발된 약물이 있지만, 스타틴이 가장 중요한 치료제다. 

미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강도 스타틴 요법은 로수바스타틴 20mg, 40mg, 아토바스타틴 40mg, 80mg을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반면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LDL-C 70mg/dL 미만, 베이스라인 대비 LDL-C 50% 미만으로 낮추라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두 가이드라인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같다. 

앞서 언급한 LDL-C 수치가 되려면 스타틴이, 그중에서 로수바스타틴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로수바스타틴의 LDL-C 감소를 통한 심혈관 혜택은 이미 충분한데, 죽상동맥경화증 감소에 직접적인 혜택을 보인 주요한 근거가 있다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바스타틴을 각각 투여해 죽종 용적(TAV) 변화를 평가한 SATURN 연구에서는 총 TAV 변화가 로수바스타틴군이 -6.39%, 아토바스타틴군이 -4.42%로 나타나 죽종의 총 부피를 감소시키는 데 로수바스타틴이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수바스타틴 단일군으로 진행된 ASTEROID 연구 결과에서는 총 TAV가 감소한 비율이 78%였고, 죽종 용적률이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64%였다. 40mg의 로수바스타틴을 사용해 LDL-C을 70mg/dL 이하로 감소시키면 죽종 부피를 줄이고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ARTMAP 연구가 대표적이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TAV 변화에서 로수바스타틴 투여군(-7.4%)이 아토바스타틴 투여군(-3.9%)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이처럼 로수바스타틴은 탄탄한 근거를 갖춘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 국내 환자에게도 서양 환자와 동일한 용량으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국내 환자의 경우 서양 환자 대비 용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연구데이터나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서양 환자에 비해 용량을 적게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서양 환자와 동일한 용량을 사용해도 안전하며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식습관이 이미 서구화돼 있어 LDL-C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혈관질환 환자에게는 강력한 스타틴 요법을 통해 LDL-C을 낮추는 것이다. 

- 국내 임상 현장에서 로수바스타틴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은.

빨리 그리고 많이 LDL-C을 낮춰야 하는 환자에게서 가장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로수바스타틴의 부작용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최근 스타틴 계열 약물이 당뇨병 위험도를 10%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당뇨병 위험이 10% 높아지는 것에 비해 스타틴 치료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 임상에서 적용할 때 주의사항은.

혈당 증가, 근육합병증, 간 효소치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와 의사들이 있다. 

환자가 스타틴 투여 전후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면 스타틴 투여 3개월 후 일시적으로 처방을 중단하고 증상이 감소하는지 살펴보고, 다시 복용 후 증상이 발현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같은 검사는 모든 환자에 대한 권고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죽상동맥경화증이 어느 정도 진행돼, 더 이상 진행되는 걸 막고자 한다면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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