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의료기기 규제 완화 정책에 체외진단기기 상장 저울질
대다수 체외진단기업, 적자 상태…"기술력이 생존 관건"

 

[메디칼업저버 양양구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료기기를 둘러싼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서자 체외진단업계가 주식시장 상장 문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체외진단업계는 체외진단기기라는 동일한 사업영역뿐 아니라 인력, 매출규모 등도 비슷한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상장에 따른 주가 추이가 향후 업계의 자존심 대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미 상장된 체외진단기기 업체 일부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기술력이 생존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政, 전방위 규제완화…"체외진단기기 시장진입 돕는다"

지난 7월 정부는 의료기기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을 발표, 안전성이 확보된 체외진단기기의 시장진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2019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체외진단검사 분야 신의료기술평가는 사전평가에서 사후평가로 전환하고, 체외진단기기 시장진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390일에서 80일 이내로 대폭 줄인다.

정부는 혈액·소변·침 등 검체를 이용해 당뇨·치매·암 등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체외진단기기에 대한 규제 완화가 첫 목표로 삼았다. 

이날 문 대통령은 "유방암 수술 후 상태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도 국내에 문헌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출시를 허가받지 못한 사례가 있는데 이제 이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상장 노리는 체외진단업계…'기술특례상장제도' 노린다

이처럼 정부가 규제완화에 나서자 체외진단업계에서는 주식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다. 상장의 동앗줄은 '기술특례상장제도'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수젠텍, 프로테옴텍, 피리시젼바이오 등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들은 상장을 준비 중이다. 

가장 앞선 곳은 지노믹트리다.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31일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암 진단기기 전문업체 젠큐릭스는 코넥스에서 이미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만큼 연내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디지털임신진단 및 배란 테스트기기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수젠텍도 코스닥 이전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고, 혈당분석 전문업체로 면역분석과 혈당분석 기술을 보유한 프리시젼바이오는 코스닥 단독 상장을 준비 중이다. 

64종의 알레르기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한 프로테옴텍은 코넥스 및 코스닥 상장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 상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모두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 48개 기업 가운데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이용해 상장한 기업이 22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체외진단기기 업체들은 기업 규모와 사업 영역이 엇비슷한 상태"라며 "어느 기업이 가장 성공적으로 상장 문턱을 넘느냐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외진단업체 적자 늪…"기술력이 관건"

다만, 체외진단기기 업체들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 주식시장 후발주자들에게 '기술력'은 생존을 위한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주요 체외 진단기기 기업은 나노엔텍, 랩지노믹스, 마크로젠, 바디텍메드, 바이오니아, 씨젠, 아이센스, 엑세스바이오, 파나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10개 기업 가운데 4곳은  올해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성장했다. 

랩지노믹스는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억원을 기록했고, 바이오니아는 각각 -59억원, -41억원으로 적자를 봤다. 

엑세스바이오도 영업이익은 202만 달러(약 23억원), 당기순이익은 182만 달러(약 21억원) 적자였다. 

파나진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억, 9억 적자였다. 

앞서 언급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상장에 성공한 지노믹트리는 지난 한 해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의 손실을 봤다. 

젠큐릭스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64억원씩 적자를 보면서 가장 큰 폭을 보였고, 뒤이어 프리시젼바이오가 각각 -22억원, -25억원, 수젠텍이 -26억원, -8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프로테옴텍은 당기순이익에서 7억원 적자를 봤지만, 영업이익은 600만원 흑자를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상장한, 또 상장을 준비 중인 대다수 기업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순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증권시장 안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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