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건강네트워크 만들어 지역 주민과 소통...내년 3월부터 중랑건강위원회 활동

▲ 미래신경과 오동호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커뮤니티 케어는 뜨거운 이슈지만, 몇 년전까지만해도 관심 밖의 주제였다. 그런데 서울 중랑구에서 오래전부터 커뮤니티 케어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의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미래신경과를 운영하는 오동호 원장이 그 주인공. 중랑구의사회장을 역임한 오 원장은 중랑구 주민의 건강을 함께 고민하는 단체인 중랑건강네트워크를 만들고, 지난해에는 협동조합도 창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 토론회를 개최와 최근 트랜드인 팟캐스트 진행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중랑건강네트워크를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중랑구는 흡연율이나 음주율 등 건강지표가 서울시의 그 어떤 구보다 매우 나쁜 지역이다. 올해 초까지 중랑구의사회장을 맡았는데, 의사회가 중랑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회장 임기 일 때 당뇨병과 고혈압 일차의료시범사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 사업을 하면서 보건소와 시민단체 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중랑구 주민이 건강해지려면 의사와 보건소, 의사와 정부가 제대로 소통해야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보건소나 정부의 정책은 주민의 실생활에 다가서지 못하고, 의사들 주장은 지역주민에게 잘못 전달되거나 와전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연결하는 고리가 필요했다. 그것이 중랑건강네트워크다. 현재 의사 8명을 포함한 총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중랑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우리 목표는 지역 주민들이 건강해지도록 돕는 것이다. 중랑건강네트워크가 지역의 여러 단체와 관계를 형성해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중랑구에서 '마을넷'이 있다. 이곳에는 여성 문제를 많이 다루는 '초록상상', 녹색병원, 중랑구 보건소 등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과 함께 연계하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건강사업이라 보면 된다.

건강 콘서트를 열어 주민들이 궁금한 걸 답하기도 하고, 이들과 건강체조도 함께 한다. 또 중랑건강네트워크에서 만화와 포스터를 만들어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만화책도 만들어 배포한다. 

▲ 미래신경과 오동호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정책 토론회 개최와 팟캐스트 건강수다회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론회는 조금 무거운 주제를 잡아 패널 토론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커뮤니티 케어의 성공을 위한 지역사회의 조건'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는데, 녹색병원, 서울의료원, 개원의 등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중랑건강네크워크는 커뮤니티 케어를 추진하기에 역량이 부족해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토론회 이후 성과도 있었다. 내년 3월부터 중랑건강위원회가 구청장 하에 자조 모임으로 구성돼 활동에 들어간다. 중랑구의사회와 병원, 주민, 동사무소 등이 참여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중랑네크워크가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건강수다회는 건강상담 팟캐스트다. 중랑구의사회와 건강동행센터, 녹색병원, 중랑배꽃아이쿱생협, 초록상상 등이 참여한다. 방송의 질문 키워드를 제시한 후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건강 문제를 쉽게 풀어주는 방식이다. 팟캐스트를 통해 녹음한 후 팟빵을 통해 방송된다. 

-다른 지역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이런 활동은 미약하다.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일차적으로 중랑구의사회가 여러 가지 활발한 활동을 한 것은 의사회 임원진이 젊어서가 아닐까 한다. 그외의 조건은 일차의료시범사업을 진행해 본 노하우가 있어서다. 
사실 의사회가 지역사회 주민 건강에 관심 있다고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회와 다양한 시민단체 등과 연계돼 있어야 하는데, 중랑구의 여건이 다른 지역 보다 좋은 것 같다. 중랑구의사회 회원이나 중랑건강네크워크 회원들도 쉽게 활동 하는 건 아니다. 진료시간을 쪼개거나 진료가 끝난 후 토론회 참여나 팟캐스트 녹음을 해야 하는 등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  

- 중랑하나협동조합을 조직했다. 다른 협동조합과 같은 목적인가?

지난해 8월 29일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했다. 그후 6개월 동안 준비를 하고, 6개월 정도 지났으니까 지금은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대부분 공동구매에 무게중심을 두는데 우리는 그렇지만은 않다. 회원들의 지적재산권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중랑구의사회에서 만든 '건강생활 10계명'이나 만화책 등 의사들의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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