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 낮춰

항우울제 치료로 염증성 장질환(IBD)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 환자의 IBD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항우울제를 해당 환자에 투여한 결과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캘거리의대 Alexandra D. Frolkis 박사의 이 연구는 10월 18일 BMJ 저널 Gut에 실렸다.

연구진은 “우울증은 IB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있으나, 항우울제 치료가 IBD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는 드물었다”며 “IBD에 항우울제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연구에서는 1986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의 일차 의료 전자 기록 데이터베이스인 건강 증진 네트워크(THIN)에 등록된 환자 코호트를 사용했다. 이후 총 572만여명의 10~90세 환자 코호트 중 우울증 환자 40만여명과 우울증이 아닌 사람 532만여명을 비교했다.

또한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동반 질환, 흡연, 불안, 항우울제 사용 등을 보정한 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우울증 환자의 IBD 발병 위험을 평가했다.

총 40만 3665명의 환자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 환자의 크론병 위험은 우울증이 아닌 사람과 비교해 2.11배 더 높았다(aHR=2.11, 95% CI, 1.65~2.70) 또한 궤양성 대장염 위험은 2.23배 더 높았다(aHR=2.23, 95% CI, 1.92~2.60).

이후 연구진은 항우울제가 IBD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울증 환자 코호트에서 항우울제 복용한 환자와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IBD 발병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크론병에 효과적이었고, SSRI, TCA, 미르타자핀,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세로토닌 조절제는 궤양성 대장염에 효과적이었다.

구체적으로 크론병 발병 위험은 비복용군과 비교해 SSRI 복용군이 37%(HR 0.63, 95% CI, 0.50~0.78), TCA 복용군이 23% 더 낮았다(HR 0.77, 95% CI, 0.61~0.97).

또한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은 비복용군 대비 SSRI, TCA, 미르타자핀. SNRI, 세로토닌 조절제 복용군에서 각각 52%, 41%, 66%, 54%, 5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Frolkis 박사는 "우울증으로 인한 높은 스트레스와 염증 인자가 연관돼 IBD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항우울제 중 특히 SSRI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모두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우울증과 위장관 증상을 모두 보일 경우 IBD 진단 요소로 고려하고, IBD에 항우울제 치료를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며 “우울증 치료가 IBD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있게 평가할 보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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