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평가인증기간 동안 일어난 일 폭로 ... 병원 측 "사실 아니다"

# 서울대병원은 인증기간에 환자 수를 줄입니다.

# 평소엔 마취 후 집도의가 오는데 인증 때만 마취 전에 와서 환자를 확인합니다.

#서울대병원은 인증기간에 약품냉장고 온도 이력을 삭제합니다. 평소에는 냉장고 온도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6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병원이 허위, 편법으로 인증평가를 받고 있다며 밝힌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들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보건복지부 주관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병원이 인증제의 원래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인증 평가기간 4일 동안만 평가 기준을 가까스로 맞추고 인증 평가기간이 아닌 시기에는 기준을 위반하는 일이 횡행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인증평가 기간 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해 폭로했다

노조 측은 "인증평가 기간에 평소에 하지 않는 추가 업무를 하고, 환자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고, 기록 문서를 조작하고, 인증평가단에게 허위 대답을 지시하고 있다"며 "인증제도의 효과는 무의미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도 하고 있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인증 평가단의 심사를 받기 위해 봉인해 놓은 심폐소생술 카트에서 노르에피네피린 등 응급약물을 봉인해제 하지 않기 위해 환자의 혈압이 떨어지는 응급상황에서도 비품약을 숨겨 놓아 다른 병동에 빌리러 가는 일도 벌어졌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에는 서울대병원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인증기간에 외래 환자 수와 수술 건수, 검사 건수 등을 줄인다는 얘기부터 소방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인증단이 물어보면 훈련을 받는다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일정시간을 들어야 이수되던 온라인 필수 교육은 인증기간에는 듣지 않아도 클릭만 하면 이수가 된다거나, 각종 전담팀과 위원회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가짜 명단과 서류를 만든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 서울대병원 노조가 인증평가 기간 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해 폭로했다.

노조 측은 "서울대병원은 인력 부족을 인정하고 환자와 병원노동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즉각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며 "평가인증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또 노조는 인증결과가 정직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계속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조 측의 이러한 폭로에 대해 병원 측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병원 한 관계자는 "인증평가기간에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해 예약을 받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응급환자가 있는데 심폐소생술 카트에서 노르에피네피린 등 응급약물을 봉인해제 하지 않기 위해 숨겼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노조 측이 얘기하는 다른 행동들도 공식적으로 지시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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