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세균의 재발견...국내 기업 도전장
바이러스와 세균의 재발견...국내 기업 도전장
  • 양영구 기자
  • 승인 2018.10.26 0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난치병치료제 개발에 드라이브..."독성 제어가 성공 관건"
 

바이러스와 세균. 그동안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있다. 이제는 질병을 고치는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국적 기업에서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뒤따르는 모양새다. 

특히 암, 아토피피부염 등 난치질환에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 개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체에 바이러스나 세균을 주입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은 암 환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질병 진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보고가 나온 1960년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바이러스가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찾아 공격하도록 조작하면 암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고, 그 결과가 50여년 만에 나왔다. 

실제 암젠은 2015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계 첫 바이러스 항암제 임리직의 시판허가를 득했다. 헤르페스바이러스가 흑색종 등 피부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다. 

항암바이러스 치료제가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자 국내 기업들도 개발에 한창이다. 

신라젠은 우두(백시니아)바이러스를 활용한 간암 치료제 펙사벡(Pexa-Vec/JX-594)을 개발 중이다. 현재는 FDA,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아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천연두의 종말을 알린 우두바이러스로 간암 정복에 나선 것이다. 

펙사벡은 우두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환자의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 뒤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암을 파괴한다. 

이와 함께 대장암, 신장암 등 다른 암종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임상 1상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다람쥐에서 유래한 폭스바이러스를 활용한 항암 바이러스 후보물질(KLS-3020)에 대해 내년 중순까지 전임상을 끝내고 FDA에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KLS-3020은 정상세포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종양 살상 바이러스 치료제다. 해당 후보물질은 바이러스 전달체에 인체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항암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바이오벤처인 바이로큐어는 어린이 분변에서 분리되는 리오바이러스를 이용한 위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또 토끼에서 유래된 믹소마바이러스, 폭스바이러스 등을 활용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장내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인해 세균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마이크로바이옴이 그 잠재력을 주목받으며 각광받는 분야로 급부상한 것이다. 

실제 마이크로바이옴은 장질환뿐 아니라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피부질환,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최근에는 정신질환과 난치성 질환에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주목한 존슨앤드존슨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세우고, 다케다는 염증성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인수하는 등 빅파마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는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분야에 뛰어들었고, 쎌바이오텍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는 대부분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러스 독성을 약하게 한다 해도 변화하는 바이러스의 성질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느냐가 개발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아직까지 모든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그 효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다"며 "향후 미생물이 인체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