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 재시술 발생률 및 사망 위험 더 높아
연세의대 김병극 교수 "각자 체형에 맞는 적정 체중 유지해야"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홍성진 교수(사진 오른쪽)

저체중인 사람은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합병증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김병극, 홍성진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팀이 관상동맥 스텐트 중재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저체중 환자는 정상 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보다 주요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혈관질환 연구에서 일부 확인된 ‘비만 패러독스 현상(Obesity paradox‧비만 환자가 오히려 임상 성적이 더 우수하게 관찰되는 현상)’이 한국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전국 주요 병원 26곳에서 5년간 최신 약물방출 스텐트로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5264명을 WHO에 정한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저체중(18.5kg/㎡ 미만), 정상 체중(18.5~25kg/㎡), 과체중(25~30kg/㎡), 비만(30kg/㎡ 이상) 등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환자별로 심혈관질환 발병률과 스텐트 중재 재시술, 사망률 등을 분기별로 한 차례씩, 총 12개월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과체중 구간대에서 합병증 위험이 가장 낮고 저체중과 고도 비만으로 갈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J커브 현상이 관찰됐다.

▲ BMI구간별 스텐트 중재시술 환자 각 합병증 및 사망 발생률, 위험도 비교

세부적으로 ‘주요 심장혈관 및 뇌혈관질환(MACCE)’ 위험도는 정상군 대비 저체중군이 2.05배에 이르는 반면 과체중군은 0.81배, 비만군은 0.7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에서 정상군 대비 저체중군이 2.36배에 달하는 반면 과체중군은 0.9배, 비만군은 0.72배로 오히려 낮았다.

아울러 1년 이내 재시술 위험도에서 저체중군은 정상군 대비 3배 이상이었으나 과체중군은 0.91배, 비만군은 0.74배에 그쳤다.

총 사망 위험도는 정상군 대비 저체중군이 2.01배였으나, 과체중군은 0.84배, 비만군은 0.7배로 나타났다.

김병극 교수는 “과체중 경계인 BMI 지수가 24.5kg/㎡를 기준으로 1이 낮아질 때마다 1년 내 주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7%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저체중군 환자의 관상동맥 석회화 비율이 다른 군보다 높았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혈관 석회화는 혈관 벽에 칼슘이 다른 노폐물과 함께 축적되면서 동맥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탄력성을 잃게 하여 관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저체중 군에서 혈관 석회화 비율은 20%로 정상군(9.2%), 과체중군(6.4%), 비만군(5.0%)과 비교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실한 영양 섭취, 암, 자가 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동반질환이 합병증 발병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체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절한 영양섭취로 각자의 체형에 맞는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며 “관련 의료진은 혈관 중재 시술 환자의 관상동맥 석회화 진료,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환자 체중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혈관 학술지인 ‘Atherosclerosis’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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