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C 2018] 24시간 심전도검사만 활용할 때보다 심방세동 진단 정확도 높아

임상에서 쓰이는 심전도검사와 스마트 워치로 심전도를 측정하는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를 함께 사용하면 심방세동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POT-AF로 명명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는 24시간 심전도검사(Holter monitoring)와 함께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를 활용하면 24시간 심전도검사만 진행했을 때보다 심방세동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1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뇌졸중학회(WSC 2018)에서 공개됐다. 

현재 심방세동 진단에 대한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24시간 심전도검사 및 이식형 심전도검사 등으로 심방세동을 진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미국 의료기술 업체 얼라이브코르(AliveCor)의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 '카디아밴드(KardiaBand)'를 승인하면서 임상에서는 새로운 의료기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스마트 워치인 카디아밴드는 착용자의 심장박동을 확인해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이 나타나면 이를 스마트폰에 기록하고 착용자에게 알람을 준다. 간단한 방법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 심방세동 및 부정맥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 미국 의료기술 업체 얼라이브코르(AliveCor)가 개발한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

이번 연구는 표준 24시간 심전도검사와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인 카디아밴드를 함께 사용했을 때 기존 검사보다 심방세동을 잘 진단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시행됐다. 

연구에는 실제 임상에서 24시간 심전도검사를 받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 294명이 포함됐다. 중앙값 나이는 68세였고 중앙값 CHA2DS2-VASc 점수는 4점이었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입원한 동안(약 4일) 맥박 및 혈압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카디아밴드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기록을 확인했다.

그 결과, 카디아밴드의 심전도 기록에 따라 심방세동 확진을 받은 환자는 8.5%(25명)로 조사됐다. 이들 중 44%(11명)는 의료진 판단 하에 와파린 또는 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 치료를 시작했다.

이어 연구팀은 3개월 이내에 24시간 심전도검사를 통해 환자들의 심전도를 확인했고, 그 결과 8명이 심방세동 확진을 받았다. 이들 중 7명은 카디아밴드를 활용한 검사에서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였다.

다만 24시간 심전도검사는 환자가 퇴원한 후에 주로 적용하기에, 이번 연구에서 카디아밴드와 24시간 심전도검사의 진단 정확도를 비교할 수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호주 Royal Melbourne Hospital의 Bernard Yan 교수는 "현재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질환을 모니터링하는 환자가 점점 더 늘고 있다"며 "스마트 기기가 기존 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임상에서 기존 검사와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향후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기기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위스 로잔대학병원 Patrik Michel 교수는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24시간 심전도검사 또는 이식형 심전도검사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링 밴드를 뇌졸중 환자의 심방세동을 감별하는 또 하나의 진단 옵션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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