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병원 내 TFT 구성해 사상구에서 COPD 환자 발굴 ... 고위험군 29명 치료받도록 도와

최근 부산대병원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발굴한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등 전국에 있는 국립대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이들 국립대병원을 공공의료기관이라 생각하는 비율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부분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병원이 진행하는 지역사회 COPD 환자를 발굴 사업은 앞으로 국립대병원이 어떻게 지역사회와 연계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재활의학과+호흡기내과알레르니내과 등과 TFT 구성

 

부산대병원에서 이 사업을 주도한 곳은 재활의학과 신명준·이제상·김상훈 교수를 비롯한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기욱 교수, 공공보건의료사업실장인 김창훈 교수, 권역호흡기전문질한센터 최민혁 교수 등 10명으로 구성된 TFT다. 

지난 12일 서울의료원 공공의료심포지엄에 참석한 신명준 교수가 부산 사상구 등의 지역에서 COPD 노인을 발굴하기 위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 과정은 힘들고 지난했다고 한다. 우선 사상구와 연계된 경로당을 방문해 설문지와 PFT 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대상자별 검사결과 코딩작업을 하고 통계를 분석하고, PFT 결과 FEV1/FVC 70 미만자를 선별했다.

이후 COPD 고위험군 환자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하고 상담을 진행한 후 원내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를 방문토록 해 추가 확진 검사를 하고,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확진하도록 했다.

환자 발굴을 위해 사상구와 서구 보건소와도 간담회도 진행했고, 사상구 주민을 대상으로하는 건강 아카데미에 교수들이 직접 강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시켜가는 과정은 고단했지만, 기분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고.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환자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총 351명을 설문조사했고 이중 21% 정도가 COPD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신명준 교수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신 교수는 "323명의 폐기능검사상에서는 9%가 폐쇄성폐질환 양성이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암환자나 85세 이상자 등을 제외한 고위험군 29명을 찾아냈다"며 "이들 중 확진 검사에 동의한 6명이 모두 COPD 최종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께 사업을 진행한 사상구 보건소가 올해 지방자치단체 건강증진사업 분야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기분 좋은 성과도 거뒀다고 한다.   

"교수 평가를 공공의료 참여로 하는 건 어떨까"

신 교수는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 평가 기준을 바꿔야 이런 사업이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의료인들이 공공의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교수나 의료진 등을 평가할 때 공공의료에 참여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소 호흡재활 서비스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외래 중심의 호흡재활 서비스에 문제가 많다. 호흡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고, 호흡재활에 관한 의료진이나 환자의 인식도 떨어진다"며 "호흡재활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건강취약자 중 호흡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방문간호사들이 지역주민을 방문할 때 호흡곤란 증상이 있는지, 기침은 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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