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성균 대변인, 사견 전제 의견 밝혀 "CCTV 설치 앞서 진료환경 개선"

 

고질적인 저수가 때문에 무조건 환자를 많이 봐야 살아남는 게 작금의 의료계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최고의 의료행위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기나 치료재료가 나와도 이를 쫓아가기 힘들어 영업사원에게 술기를 배워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수술실에 영업사원이 출입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의료계의 대표단체 격인 대한의사협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17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했다. 

새로운 의료기기나 치료재료에 대해 집도의가 충분히 숙지한 뒤 수술에 임해야 하지만, 저수가 등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영업사원 등 비의료인이 수술에 동행해 이에 대해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는 것이다. 

정 대변인은 "현재 의료계는 환자를 많이 봐야 수익을 내는 저수가 구조이기에 정확하게 수술을 준비하고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수술실에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 비의료인이 참여해 설명해야 한다는 외과의사의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정 대변인은 "대학병원의 유명한 교수들도 새로운 기기나 기구가 출시되더라도 설명서 또는 영업사원의 설명을 숙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이에 대한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수술실 밖에서 영업사원에게 사전 설명을 듣는 방식을 두고 정 대변인은 "수술에 사용되는 기기나 기구는 멸균소독된 상태로, 수술실 밖에서 개봉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폐기해야 한다"며 "몇백만원을 손해보면서 수술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정 대변인은 사견을 전제로 수술실 출입구 측면에 CCTV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기나 기구에 대한 술기 습득 필요성 때문에 수술실에 영업사원이 드나들고 있어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수술실 출입구의 CCTV 설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에 따라 수술실 CCTV 설치에 앞서 이런 상황을 야기한 진료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저수가 체계로 수술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 진료 여건 등이 확보될 수 없는 환경"이라며 "진료환경의 현실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수술실 CCTV 설치 반대를 재차 강조하며, 독립적인 면허관리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수술실 CCTV 설치는 해킹에 따른 유출 우려에서 더 나아가 의사와 환자 간 라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는 것이다. 

정 대변인은 "CCTV 설치 등 처벌과 감시보다는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선진국에서는 독립적인 의사면허 기구를 갖고 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우리도 의사면허 기구와 같은 선진 시스템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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