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트로포닌 수치·영상의학적 평가·재관류술 등 함께 고려

유럽심장학회(ESC)가 지난 연례학술대회(ESC 2018)에서 심근경색증(myocardial infarction) 공동정의 4판(Fourth univsersal definition)을 발표했다. 이 공동정의는 ESC를 필두로 미국심장협회(AHA)·심장학회(ACC)·세계심장재단(WHF) 공동위원회가 전문가 합의문 형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위원회는 "역학적인 측면보다 임상적인 측면에서 실질적인 접근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심장트로포닌 수치로 심근경색증과 심근손상 구분
이번 공동정의에서는 심근경색증 분류를 업데이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개념도 제시했다. 우선 심근경색증과 심근손상(myocardial injury)을 구분하도록 했고, 심근경색증과 심근손상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심장트로포닌(cTn) 수치를 제시했다.

또 다양한 관련 장애를 평가해 심근손상의 원인을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평가 대상 증상으로는 빈맥성 부정맥, 심박 연관성 장애 등 재분극 비정상 여부를 꼽았다. 한발 더 나아가 심혈관 자기공명 영상을 통해 심근손상의 병인을 확인하고, 심근손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컴퓨터 단층촬영을 활용한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증에서 심근허혈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동정의에서는 "심근경색증 발생 과정에서 심근허혈증이 첫 번째로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산소 공급 및 요구 간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며 심근허혈증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 및 확인을 요구했다.  

심근허혈증은 병력 청취와 심전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증상으로는 흉부, 상지, 하악골, 상복부 불편함, 휴식 중 호흡곤란, 피로감 등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런 증상들의 특이도가 높지 않아 전반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단서조항을 붙였다. 

 

심근경색증 5개 형태로 분류
심근경색증은 크게 5가지 종류(type)로 구분했다. 큰 틀에서 1, 2, 3형과 4, 5형으로 나뉘는데 급성 심근경색증 1, 2, 3형은 심근손상과 연관돼 있고, 4, 5형은 관상동맥중재술과 관련된 분류다.

- 1형: 급성 심근손상과 급성 허혈증 함께 나타날 때
심근경색증 1형은 플라크로 인한 관상동맥 죽종 혈전증이 주요 특징이다. 이에 경색된 심근동맥에서 급성 죽종 혈전증에 대한 사후분석 결과도 심근경색증 1형 분류에 고려하도록 했다. 

특히 심근경색증 1형은 심근손상과의 구분이 필요하다. 심근손상은 cTn이 정상범위 중 상위 99%(99th percentile URL) 이상 수준으로 증가된 경우로 정의한다. cTn의 급격한 증감이 있을 경우에는 급성 심근손상의 가능성을 고려한다.

이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증 1형은 급성 심근손상과 함께  급성 허혈증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있는 경우로 정의한다. 허혈증 관련 증상으로는 심근허혈증 증상, 심전도 검사결과 새로운 허혈증에 관련된 변화, 병인학적 소견을 보이는 Q파의 발생, 영상의학 검사결과 허혈성 병인과 일치하는 심근소실 또는 국소벽운동 이상 패턴, 조영술이나 생검에서 관상동맥 혈전증이 있는 경우로 정의된다. 

- 2형: 관상동맥 혈전증과 무관한 산소공급-요구 불균형
심근경색증 2형은 급성 심근손상(1회 이상 상위 99% 이상 수준의 cTn 증가와 증감이 확인된 경우)에 관상동맥 혈전증과 무관한 심근 산소공급과 요구 간 불균형이 있을 때로 정의한다.

2형에 대한 증상은 1형과 유사하다. 급성 심근허혈증 증상, 심전도상 새로운 허혈증 소견, 병인학적 Q파 발생, 영상의학 검사상 허혈성 병인과 일치하는 심근소실 또는 국소벽운동 이상 패턴을 꼽았다. 단 조영술이나 생검을 통한 관상동맥 혈전증 확인은 주요 증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심근경색증 2형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의 유무로 인한 예후·치료에 대한 영향이 강조됐다. 산소공급-요구 간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는 기전으로 관상동맥에 관련된 질환들이 꼽힌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공동정의에서는 관상동맥 죽상동맥경화증, 관상동맥 경련 및 미세혈관 기능이상, 관상동맥 색전증, 관상동맥 절개 ± 심근벽내 혈종 등을 산소 공급과 요구 간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는 질환·증상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지속성 빈박성 부정맥, 중증 고혈압 ± 좌심실 비대증, 중증 서맥성 부정맥, 호흡기부전, 중증 빈혈, 저혈압 및 쇼크 등도 산소공급-요구 간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에 이름을 올렸다. 

- 3형: 심장사망 환자…급성 심장사망과는 구분
심근경색증 3형은 심장사망 환자로 정의되지만, 급성 심장사망과 구분할 수 있도록 발생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공동정의에서는 심전도상 새로운 허혈증 변화 또는 심실세동이 동반된 심근허혈증 증상을 보인 환자로 정의했다. 바이오마커 평가를 위한 혈액샘플이 없거나 심장 바이오마커 증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망 또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때는 부검 등을 통해 확인한다. 

- 4형: 관상동맥중재술 관련 심근경색증
심근경색증 4형은 관상동맥중재술 관련 심근경색증으로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정상범위 상위 99% cTn의 5배 이상 증가가 확인됐고, 심전도 검사결과 새로운 허혈증과 관련된 변화, 병인학적 소견을 보이는 Q파 발생, 영상의학 검사결과 허혈성 병인과 일치하는 심근소실 또는 국소벽운동 이상 패턴, 조영술에서 수술 관련 혈류제한 합병증(관상동맥 절개, 주요 심외막 동맥폐색, 분지혈류 파열, 원위부색전 증 등)의 소견이 동반될 경우 4a형으로 정의한다. 심근경색증 1형에 해당하면서 스텐트 혈전증이 있을 때는 4b형, 재협착이 있을 경우에는 4c형으로 분류한다. 

한편 cTn 수치가 안정적이거나 감소된 환자 중 수술 전 cTn이 증가한 경우 수술 후 cTn이 20% 이상으로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심근경색증 4a형에 대한 cTn 기준은 정상범위 99% 수준의 5배 이상 증가로 유지시켰다.

- 5형: 48시간 이내 CABG 관련 
심근경색증 5형은 48시간 이내 관상동맥우회로술(CABG) 관련 심근경색증이다. 공동정의에서는 cTn 수치가 상위 99%의 10배 이상으로 증가됐으면서 새로운 병인학적 Q파의 발생, 조영술상 새로운 그래프트 폐색이나 관상동맥 폐색이 확인된 경우, 영상의학 검사결과 허혈성 병인과 일치하는 심근소실 또는 국소벽운동 이상 패턴이 확인된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할 경우 심근경색증 5형으로 정의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심근경색증 5형에서 수술 관련 심근손상과 심근경색증의 구분을 주문했다.

- 심근경색증 병력 또는 무증상·비인지 심근경색증
5개 종류 외 심근경색증 병력이 있거나 무증상·비인지 심근경색증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비허혈성 원인이 없는 환자에서 증상 여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Q파가 있을 경우다.  또는 영상의학적 평가에서 허혈성 병인과 일관된 패턴의 생존심근 소실이 확인됐을 때, 이전 심근경색증에서 병인학적 소견이 확인됐을 때 심근경색증 병력이나 무증상·비인지 심근경색증으로 정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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