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ESC·ESH 고혈압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유럽심장학회(ESC)는 올해 연례학술대회에서 유럽고혈압학회(ESH)와 공동으로 고혈압 가이드라인 업데이트판을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2013년판 이후 5년 만이다. 다양한 혈압측정 전략을 통해 조금 더 빠른 시점에 정확한 진단을 진행하고, 엄격한 혈압관리 전략을 모든 연령대에 적용한다는 점이 골자다. 개정된 권고사항의 근거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은 최신 근거들이 반영됐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진단: 활동혈압·가정혈압도 유용
진단 시 진료실 혈압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진료실 외 혈압측정(out-of-office BP measurement)의 가용범위를 넓혔다. 고혈압 진단을 위해 진료실 혈압을 반복해 측정해야 하지만 활동혈압(ABPM)과 가정혈압(HBPM)도 거리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용하다는 내용을 권고사항에 추가했다.

단, 각 혈압 측정법에 따른 진단기준에는 편차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진료실 혈압기준은 140/90mmHg 이상, ABPM 기준은 주간인 경우 135/85mmHg 이상/야간인 경우 120/70mmHg 이상, 24시간 ABPM은 130/80mmHg 이상, HBPM은 135/85mmHg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진료실외 혈압은 △1단계 고혈압, 고혈압 매개 장기손상(HMOD) 없이 진료실 혈압이 높은 경우 백의 고혈압 진단을 위해 △높은 정상(high-normla)인 진료실 혈압과 HMOD가 동반된 정상 진료실 혈압에서 가면 고혈압 진단을 위해 △식후 저혈압 평가를 위해 △저항성 고혈압 평가를 위해 시행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치료시점 : 한발 빠른 약물치료 권고
치료시점을 앞당긴 부분도 눈에 띈다. 2013년 가이드라인에서는 높은 정상(130~139/85~89mmHg) 혈압에서 항고혈압제 치료는 근거부족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새로운 근거들을 분석, 이를 기반으로 권고사항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동반으로 심혈관 초고위험군인 높은 정상혈압에서 항고혈압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저위험군인 1단계 고혈압 치료전략도 바뀌었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생활습관 개선에도 저중등도 심혈관 위험이 있는 1단계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압제 치료를 반드시 고려하도록 했지만,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항고혈압제 치료를 권고했다. 2단계부터는 즉각적으로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고령 환자의 치료전략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80세 미만의 수축기혈압이 140~159mmHg인 환자에게 항고혈압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65세를 초과(80세는 초과하지 않음)하면서 1단계 고혈압 수축기혈압 수치(140~159mmHg)를 보이는 환자에게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항고혈압제를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치료목표 : 엄격한 치료목표 제시…노인 환자도 적극 관리
올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목표을 엄격하게 제시했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판에서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지만,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완기혈압까지 함께 명시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했고, 치료 내약성이 좋은 경우 130/80mmHg까지 낮출 수 있도록 했다.

65~80세, 80세 이상 환자의 수축기혈압 치료목표 수치도 130~140mmHg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65세 미만인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수축기혈압을 120~130mmHg 범위로 조절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관상동맥질환, 뇌졸중/일과성뇌허혈발작 등이 동반됐어도 일관된 치료목표수치를 제시했지만, 18~65세 환자에서는 치료에 내약성이 있어도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추지는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완기혈압은 80mmHg 미만으로 제시했고, 가능한 경우 70mmHg까지 조절할 수 있다.

치료전략 : 약물개수 줄인 복합제 전략에 무게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병용요법을 초치료 전략으로 시행하는 데 더욱 무게를 실었다. 2013년 가이드라인에서 베이스라인에서 높은 혈압을 보이면서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2제 병용요법을 고려하도록 했다면,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2제 병용요법을 권고했고, 순응도를 고려해 단일 복합제(single pill combination)를 우선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적용하는 치료약물은 동일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CCB), 이뇨제(티아지드계, 티아지드 유사) 모두 혈압 감소와 심혈관 사건에 혜택을 보였다(Ⅰ, A)고 전제했다.
ACE 억제제나 ARB 기반에 CCB나 이뇨제(티아지드계, 티아지드 유사) 병용 전략이 우선 권고된다. 베타차단제는 심근경색증 후, 심부전, 심박조절 등 특정 적응증에만 적용하도록 했다. 

한편 저항성 고혈압의 경우 2013년 가이드라인에서는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아밀로라이드, 알파-1 차단제 독사조신을 권고했지만,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존 치료전략에 저용량 스피로놀락톤을 우선 권고했다. 스피로놀락톤에 내약성이 없을 경우 에플레레논, 아밀로라이드, 고용량 티아지드·티아지드계 이뇨제, 루프이뇨제, 비소프롤롤, 독사조신을 투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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