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정춘숙 의원, 희귀의약품센터 의약품 보관 문제도 지적

한국희귀의약품센터의 허술한 의약품 보관 및 공급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직접 센터를 방문해 점검사실을 밝히면서 의약품 보관 및 배송 실태 개선을 촉구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센터는 의약품 조제 등의 작업 공간 자체가 구분돼 있지 않았다. 

7평 남짓한 공간에, 냉장고와 작업대가 비치돼 있는 창고에서 의약품 보관 및 포장 배송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조제실은 조제실 기능은 전혀 없고,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또한, 의약품의 보관 및 배송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의약품들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여, 일반 사무실에 쌓아놓고 있었으며, 해당 사무실 온도는 28.2도로, 대한민국 약전 상 규정하고 있는 15~25도 즉, 상온보관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의약품 변질 위험한 상황이었다.

의약품 배송 시, 아이스박스에 의약품을 넣고, 아이스팩을 넣어 포장을 해서 택배와 퀵서비스로 환자에게 보내는 점도 지적했다.

같은당 정춘숙 의원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2년 8개월 동안 일반 택배나 퀵 배송으로 총 9470건(173억 7970만원)의 냉장보관의약품을 배송해 왔다. 

전체 냉장보관의약품 1만 557건의 89.7%를 차지하며, 특히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도 3666건(48억 7582만원) 배송됐다.

 

실제 택배 및 퀵서비스 배송에 따른 피해 사례를 보면 ▲자가면역 질환 관련 '키너렛'은 2~8도 냉장보관 의약품으로 의약품을 KTX 특송을 통해 주소지인 대구로 배송하는데, 아이스박스의 아이스팩 냉기가 약해 약품의 변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 2012년 1월, 뇌전증 치료제인 '자론틴'배송 및 보관 중 온도상승으로 연질 캡슐 제형이 파손돼 폐기됐으며, ▲ 2012년 1월, 신경퇴행성 희귀질환인 헌팅턴병 치료제인 ‘세나진’배송 중 정제가 파손됐고 ▲ 2016년 1월, 결핵치료제 ‘리팔딘’배송 중 앰플이 파손돼 폐기된 바 있었다.

센터는 배송 시 약제 변질 등 사고가 일어날 경우 환자가 센터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환자 동의서를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혜숙 의원은 "센터의 비정상적인 운영은 실낱같은 생명의 끈을 잡기 위해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환자에 대한 배신"이라며 "식약처는 센터의 시설·인력, 배송 및 추적관리 시스템을 정밀 진단해 희귀필수의약품들이 적시에 안전하게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정춘숙 의원은 센터의 부조리한 운영비 문제도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센터는 의약품 공급차액 공급차액(희귀질환자 등으로부터 받은 약값 중 환차익, 공급가액 차이) 등으로 지난 5년 간 68억 5500만원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64.2%인 44억200만원을 관리운영비로 사용해왔다. 

정춘숙 의원은 "사실상 환자 돈인데, 센터가 대행 업무를 하면서 싸게 의약품을 샀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관리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차액을 환자에게 돌려주거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해 공익 목적으로 소중한 곳에 사용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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