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18] 울산의대 고은희 교수 "비당뇨 망막병증군보다 파킨슨병 위험 높아"

▲ 울산의대 고은희 교수는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8)에서 'Association between diabetic retinopathy and Parkinson's disease: the Korean 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 database' 주제로 발표했다.

당뇨 망막병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파킨슨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울산의대 고은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뇨 망막병증이 발병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동반하지 않은 이들보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8)에서 발표됐다.

망막은 중추신경계와 직결돼 있어 당뇨 망막병증과 파킨슨병이 '도파민 부족'이라는 공통된 병태생리를 공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능성은 동물실험으로 확인됐지만 아직은 가설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당뇨 망막병증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본 역학연구도 진행된 바 없었던 상황.

이에 연구팀은 두 질환의 연결고리를 확인하고자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2005~2008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약 1491만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은 등록 당시 제2형 당뇨병 및 당뇨 망막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비당뇨병군 △당뇨 망막병증이 없는 제2형 당뇨병군(비당뇨 망막병증군) △당뇨 망막병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군(당뇨 망막병증군)으로 분류됐다.

환자군의 평균 연령은 당뇨 망막병증군이 61세로 가장 고령이었고, 비당뇨 망막병증군은 57.2세, 비당뇨병군은 48.6세였다. 

추적관찰은 새롭게 파킨슨병을 진단받거나 사망할 때까지 진행됐으며,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013년 12월까지 시행했다. 

추적관찰 동안 총 3만 4834명이 새롭게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파킨슨병 발생률은 1만인년(person-years) 당 비당뇨병군 2.74명, 비당뇨 망막병증군 8.39명, 당뇨 망막병증군 15.51명이었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등 교란인자를 보정한 다변량 콕스비례위험 회귀모형 분석 결과, 당뇨 망막병증군은 비당뇨병군보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1.7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당뇨 망막병증군도 비당뇨병군보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1.33배 높았지만 당뇨 망막병증군보다 그 위험은 낮았다(P for trend<0.001).

▲ 고은희 교수가 학술대회에 참석한 교수들로부터 연구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결과는 30~39세의 젊은 연령에서 이 같은 위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이다.

30대에서 비당뇨병군과 비교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비당뇨 망막병증군이 1.04배(95% CI 0.62~1.76), 당뇨 망막병증군이 2.09배(95% CI 0.44~9.99) 높았던 것. 보정한 교란인자가 많아지면서 통계적인 유의성은 완화됐으나, 당뇨 망막병증군이 다른 군 대비 파킨슨병 위험이 상승하는 결과는 뚜렷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 망막병증을 동반하면 파킨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특히 30대의 젊은 연령층은 당뇨 망막병증이 나타나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30대 당뇨 망막병증군(2029명) 중 파킨슨병이 발병한 환자는 2명으로 40~50대(4만 7119명) 119명, 60세 이상(7만 1392명) 1146명보다 적었고, 제1형 당뇨병은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 해석에 주의가 요구됐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파킨슨병이 발병한 3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상당히 적었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 파킨슨병 환자가 많아지고 있어 20~49세를 '젊은 파킨슨병 환자'로 따로 명명하고 있다"며 "또 어린 시절에 나타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이번 연구에 포함하지 않아 30대 환자군의 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이번 결과를 크게 확대 해석할 순 없지만 조심스럽게 (젊은 층에서 파킨슨병 위험) 가능성을 재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ASD 2018 발표에 앞서 JCEM 지난달 1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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