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주치의, 필요없다 44.3% ... 장애인 특성에 맞는 맞춤 정책 필요

▲ 서울광진학교에서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장애인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 모습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장애인 건강주치의 필요성에 대해 정작 장애인 44.3%가 필요없다는 반응을 보여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7년 말부터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애인 건강주치의(건강관리의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55.7%, 필요없다는 응답이 44.3%였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 이 같은 내용을 게재한 평택대 재활상담학과 권선진 교수는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에게 기대하는 서비스로는 '만성질환 관리'가 33.4%로 많았고, 장애 관리 27.6%, 건강 상태 평가 26.4%였다. 그밖에 '료 의뢰 및 사후 관리 7.0%, 건강검진'4.2% 등의 순이었다. 주로 만성질환·장애 관리와 건강 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장애인 절반 정도 "건강 나쁘다" 인식

이번 조사 결과 장애인 절반 정도가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나쁘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전체 50.2%,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6.2%였다. 

특히 호흡기·심장·신장 장애인과 뇌병변 장애인은 70% 이상이 평소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인식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장애인도 많았다. 

3개월 이상 계속되는 만성질환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9.3%로, 비교적 많은 장애인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 

만성질환의 종류를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고혈압이 54.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허리·목 통증 36.0%,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 27.6%, 당뇨병 25.6%,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18.8%, 뇌졸중 13.6% 등이었다. 

치료나 재활, 기타 건강관리 목적으로 1년에 1회 이상 정기적 진료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82.3%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1년(72.4%), 2014년(78.3%)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는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적 진료를 받는 장소로는 병의원이 가장 많았다. 일반 병의원 57.1%, 종합병원이 34.7%(상급종합병원 13.5% 포함)로 전체의 91.8%를 차지하고 있다. , 

장애인들의 미충족 의료율에 대한 요구도 강했다. 

최근 1년간 본인이 의료기관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에 대해서는 장애인의 17.0%였다. 

본인이 원할 때 병의원에 가지 못한 이유로는 첫 번째가 '경제적 이유'로 39.2%를 차지하였고, 두 번째 '의료기관까지 이동하기에 불편함'이 25.0%, 세 번째 '시간이 없어서'가 13.7%, 네번째 '동행할 사람이 없어서'가 7.8%로 조사됐다. 

권 교수는 "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17% 정도의 장애인이 동행할 사람이 없거나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재활병원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관련 시설 확충과 장애인 건강주치의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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