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현진 교수

▲창원경상대병원 김현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프로톤펌프억제제(PPI)는 위식도역류질환(GERD) 진단에서 치료까지 여러 중책을 맡고 있는 매우 중요한 약물이다.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만 일부는 부작용도 있다. 이에 창원경상대병원 김현진 교수(소화기내과)를 만나 GERD 치료법과 PPI 관련 부작용 이슈 등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국내 GERD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은 꼽자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첫째 우리나라는 위염, 위암의 유병률이 높은 나라이므로 GERD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내시경 검사에서 동반된 다양한 질환들이 있다.

둘째, 중복증후군이 흔하다는 것이다. 즉 GERD와 함께 기능성 소화불량증, 과민성장증후군, 만성 변비와 같은 다양한 기능성 질환이 중복되어 나타나는 경우다.

셋째, 치료적 측면에서 서구에 비해 진단 후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여도 약제에 대한 반응이 늦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대개 1주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한국에서는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Q. 현재 GERD 진단은 어떻게 하고 있나?

환자의 목소리를 통해 증상과 병력을 듣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확하고 자세한 병력 청취만으로도 대부분의 GERD를 진단할 수 있다.

감별진단을 통해 동반질환을 찾아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역류증상이 있지만 악성질환이 동반된 경우나,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순환기 질환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동반된 경우를 찾아내고, 악화요인을 감별해야 한다. 

Q. 증상이 다양해 진단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려면?

증상으로 진단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으로는 “경고증상(alarm sign)”을 확인하는 것이다. 경고증상으로는 삼킴곤란증, 삼킴통증, 출혈, 체중감소, 빈혈 등이 있다. 동반질환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약제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다.

'PPI test'라고 하는 방법으로 PPI를 사용해 증상의 호전정도를 확인한다. 외국에서는 1주일 정도를 검사기간으로 두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증상호전의 기간이 다소 늦어서 2주 정도의 검사기간이 걸린다.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다.

다만 동반질환이나 중복질환이 있는 경우 결과 해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전 내시경 검사 소견을 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Q. GERD 치료전략의 기본은?

치료전략의 기본은 악화요인을 제거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먼저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 현재 증상을 호전시켜야 하며,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이어 환자에게 악화요인을 잘 설명해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약제 중단 후에도 무증상 시기가 지속되도록 한다.

Q. GERD 치료제로서 PPI의 중요성은?

PPI는 GERD에 가장 핵심적인 약제로, 진단을 위한 PPI test, 경험적 치료, 초기 치료와 유지요법에도 모두 이용되는 약제다. 다양한 종류와 제형이 개발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으며, 대부분 약제가 비슷한 효능을 나타낸다.

역류성식도염 환자의 PPI 치료 성적을 메타 분석한 결과 4주(65%), 8주(80%), 12주(84%)의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였고,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8주에 92%의 증상 호전도를 확인했다.

Q. GERD 치료에 주의해서 접근해야 할 점이 있다면?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로 일반적인 약제와 같이 식후 30분 복용으로 처방하는 것이다.

일부 약제는 식후처방이 가능한 제형도 있으나, PPI는 반드시 아침 식전에 복용해야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중농도가 최고로 높은 시기에 아침 식사를 해야 약물역동학적으로 최선의 약물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해야 한다.

다만 일부 약제는 다른 약제(특히 항혈소판 제제)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유지요법으로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잘 숙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Q. PPI의 안전성 이슈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요 부작용 문제와 그 심각성은?

PPI의 장기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점차 많이 알려지고 있다.

위산의 살균능력이 줄어들어 소화기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소장 내 세균 과증식, 위용종, 비타민 B12흡수장애 등이 있고, 위 신경내분비 종양, 위암,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언급된다. 간 기능이 저하됐을 경우는 간성혼수 또는 자발성 복막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와 연관된 부작용 대부분은 약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생리학적으로 위산의 분비량이 작아지면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이해해야 한다.

Q. 위산분비억제와 연관이 없는 합병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혈관질환, 치매, 간질성 신염, 림프종 등 장관 외(extra-digestive) 부작용은 위산분비억제와 연관 없는 합병증이다.

드물게 과민성 쇼크, 범혈구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용혈성 빈혈, 급성 간독성, 스티븐-존슨 증후군, 간질성 신염, 횡문근 융해증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치매와 연관된 연구는 독일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하였던 연구에서는 상대위험도가 1.38~1.44였으나, 이후 시행된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지는 않아 현재까지 명확히 기전을 알 수는 없다.

다만 GERD 치료에 있어서 PPI의 장점을 고려했을 때 부작용 문제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다.

Q. PPI 제제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자면?

이전보다 복용방법이나 복용시기가 다른 다양한 종류의 PPI가 개발돼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GERD 유병률이 증가추세이므로 PPI의 역할은 앞으로도 꾸준히 강조될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이 개발되는 등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고 있어 PPI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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