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안과병원 유영주 교수

# 45세 박인수씨는 과음한 다음날 갑자기 눈앞이 흐리고 글자가 일렬로 보이지 않아 급하게 동네 안과를 찾았다. 안과전문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느냐'고 묻고, 양쪽 눈 황반 중심부에 물이 찼다며 약 처방 후 일단 지켜보고자 했다. 

발병 당시 0.1 이었던 시력이 4개월 후에는 0.4 까지 올라가 좋아지는 듯 했다. 그러다 몸 상태가 안 좋거나 피곤하면 재발과 자연 회복을 반복했고, 60세 넘어서는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시력이 떨어지거나 운전을 하기에 자신 없을 정도로 직선들이 굴곡져 보여 안과병원을 찾았더니 뒤늦게 발견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심성망막염 대부분은 자연회복 되지만 재발률 높아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병증'이라는 긴 이름이 정식명칭인 이 병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맥락막의 혈류 이상으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망막 중심부에 부종이 발생하게 되면, 눈앞에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거나 시력저하, 특히 중심부 시력 장애와 함께 물체가 휘어져 보이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찌그러지고 비뚤어 보이고, 심지어 물체가 작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발병 후 80%의 경우 1~6개월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관찰이 이뤄진다. 그러나 자연회복이 되어도 50~75% 정도는 한번 이상 재발한다. 자연회복이 안될 경우 약제 또는 형광안저촬영 검사에서 나타난 누출점을 레이저로 응고시키거나 중심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면 '타깃 레이저'를 이용해 망막 중심부에 직접 레이저를 조사하기도 한다. 만성 시에는 항체주사나 광역학치료를 하기도 한다. 

김안과 망막병원이 지난 5 년간(2013년-2017년) 중심성망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9,079명을 살펴보니, 발병빈도는 40대가 38%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30%, 30대 18%, 60대 9%, 70대와 10대가 각각 2%를 차지했다. 또한, 성별 발병빈도를 비교해 보니 남성이 여성보다 약 4배가 높았으며, 특히 30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심성망막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로, 과음, 흡연,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이 꼽힌다.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흡연율은 남성 40.7%, 여성 6.4%, 음주율은 남성 61.9%, 여성 48.9%를 차지해 음주와 흡연이 중심성망막염과 원인의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60세 이후 재발하면 '황반변성' 의심해 봐야

중심성망막염과 황반변성은 모두 망막의 황반부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는데, 중심성망막염 환자가 나이가 들면 황반변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심성망막염은 주로 40~50대에 발병하고 예후가 좋은 편으로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황반변성은 연령관련 질환으로 예후가 나쁘며 진행형이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다 결국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중심성망막염을 앓은 환자가 60대 이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자연회복에 의지하기보다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은 완전한 치료법은 없고 시력보존을 위해 항체주사, 광역학치료, 유리체절제술 등으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김안과병원 유영주 교수는 "중심성망막염은 평소에 흡연과 음주 자제 등 생활습관 개선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재발률도 높고, 나이가 들면 황반변성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발병 후 자연치유를 기대하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관찰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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