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 영향 3가 우세" VS "예방차원 4가 대세" 팽팽...저가경쟁 이미 돌입

 

4가 독감백신이 처음으로 3가 독감백신의 공급량을 앞질렀다. 

3가와 4가 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자 개원가에서의 평가는 분분하다. 국가무료접종(NIP)에 따라 3가 독감백신이 우세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NIP 대상 제외 연령대는 4가가 우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가운데 본격적인 독감 시즌을 맞아 개원의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가 앞지른 4가...시장선점 경쟁 스타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4가 독감백신 공급량이 3가 독감백신 공급량을 넘어섰다. 

8월 20일 기준으로 국가출하승인이 신청된 독감백신은 GC녹십자 등 10개 업체 2200만명 접종 분이다. 심사가 진행 중인 물량을 고려하면 올해 독감백신 공급량은 2500만명 분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3가 독감백신은 1000만명 분으로, 지난해보다 200만명 분이 감소했다. 반면 4가 독감백신은 1200만명 분으로, 30만명 분이 늘었다.

이는 주요 백신업체들이 4가 독감백신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10~11월 시작되는 독감 시즌을 앞두고 독감백신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GC녹십자는 8월 하순부터 2018/2019 시즌용 3·4가 독감백신의 국내 출하를 개시하는 한편,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공급물량은 900만 도즈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린 국내 최대 물량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에스티, LG화학, 보령제약, 일양약품 등 국내사들도 국내 출하를 개시했다. 

아울러 GSK, 사노피파스퇴르 등 다국적 제약사도 경쟁에 참여하면서, 시장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4가, 이제는 대세?" VS "NIP 못 이겨" 

독감 시즌이 다가오자 일선 개원가의 선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개원가에서는 3가 독감백신과 4가 독감백신이 시장을 양분하는 모습이다. 

개원가에 따르면 NIP 대상이 아닌 연령층에서 4가 독감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60개월~12세, 만65세 이상 노인 이외의 연령층에서는 4가 독감백신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경기도 소재 A개원의는 "NIP 적용 대상이 아닌 경우 십중팔구는 4가 독감백신을 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4가 독감백신이 3가 독감백신을 제칠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4가 독감백신을 중심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감균주는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3가 독감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을 예방하며, 4가 독감백신은 A형·B형 각각 2종씩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제약사에서 4가 독감백신이 3가 독감백신 대비 항원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실제 환자들도 돈을 더 내더라도 예방효과가 높은 4가 독감백신을 맞고 싶어하는 경향이 높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개원가는 NIP 접종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서울 소재 B개원의는 "찾는 환자의 대다수가 4가 독감백신을 원해 3가 독감백신은 필요가 없는 상황인지라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며 "NIP 접종을 원하는 경우 다른 의원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3가 독감백신이 NIP 사업에 포함돼 있어 '무료접종'이라는 메리트가 크다는 주장도 있다. 앞으로도 3가 독감백신의 강세를 꺾을 수 없다는 얘기다. 

경기도 소재 B개원의는 "독감백신을 접종하러 온 환자 대다수가 NIP 사업 대상자였다"며 "NIP 사업 대상 연령이라면 전액 본인부담금이 발생하는 4가 독감백신보다는 3가 독감백신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개원의는 "본격적인 독감 백신 시즌이 시작되는 추석연휴 이후 명확한 경향이 드러나겠지만, NIP라는 장점을 꺾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심화되는 가격경쟁...단가 낮추기 경쟁도

이처럼 3가 독감백신과 4가 독감백신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된 모습이다. 

가격을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 4가 독감백신의 개당 공급가는 1만 5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약 1만 2000원부터 언급되던 공급가는 올해들어 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백신을 취급하는 제약사의 한 영업사원은 "경쟁사에서 1만원 이하를 제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결국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3가 독감백신과 별 차이 없는 가격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개원의 따르면 3가 독감백신과 4가 독감백신 간 가격차는 500원에 불과한 수준.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4가 독감백신은 비급여 항목인 만큼 출혈 경쟁은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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