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자 의원, 지역별 분만실-건수 현황공개..."정부 대책 거북이 수준"

▲최도자 의원

저출산의 여파가 지방을 넘어 수도권과 대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 간사)은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지역별 분만심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출산가능한 병원이 급격히 줄고 있으며 서울시내 산부인과도 5곳 중 1곳이 분만실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국 706곳의 의료기관에서 분만이 가능했으나, 5년 뒤인 2017년에는 528곳으로 분만기관 수가 1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 건수도 같은 기간 42만 7888건에서 35만 8285건으로 16.3% 줄었다.

출산 가능한 의료기관이 가장 큰 비율로 감소한 곳은 광주로 나타났다. 광주에는 2013년 24곳의 분만가능 의료기관이 존재했으나, 작년에는 그 수가 12곳으로 반토막이 났다. 광주의 분만건수 감소율은 17.1%로, 전국 16.3% 감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유독 분만가능한 병원이 크게 줄었다.

반대로 대전과 대구의 분만건수는 각각 16.2%, 14.8% 감소했으나 분만시설은 각각 한곳씩만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고, 세종시는 분만시설이 2곳 밖에 없었으나 2013년 108건에서 작년 945건으로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년간 분만건수가 늘어난 곳은 전국에서 세종이 유일하다.

▲최도자 의원실

최 의원은 이번 자료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분만실이 크게 감소하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에 따른 분만실 폐쇄가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실제 서울의 분만시설은 최근 5년간 21% 감소했으며, 분만 기관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분만실 감소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18.2%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문을 닫은 분만기관은 서울 26곳, 경기 30곳으로 전국 폐쇄 분만실(124건)의 45%를 차지했다.

최도자 의원은 "현재 보건복지부는 분만취약지 36곳을 지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올해 지원예산액은 70억 뿐"이라며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억 2500만원이 줄어, 69억이 편성됐다. 신규 분만 산부인과 설치 1곳과 운영비 지원 40곳으로 총 41곳에 지원금을 주는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정부가 거북이 걸음으로 분만실을 지원하는 사이, 토끼보다 빠른 속도로 분만실이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전국이 분만취약지로 변화되기 전, 출산 의료인프라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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