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닥소마이신 효과 좋지만 국내서는 효과 낮은 메트로니다졸 우선 써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 치료를 위한 약물로 피닥소마이신(fidaxomicin)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CDI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치료제들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메트로니다졸을 우선 쓰고 이후 반코마이신(vancomycin)을 처방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메트로니다졸의 치료효과를 70% 미만으로 판단해 반코마이신이나 피닥소마이신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피닥소마이신의 치료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최근 영국 세인트제임스대학병원 Venkataraman Subramanian 박사가 수행한 CDI 치료들 간 효과를 비교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반코마이신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이 연구는 18세 이상 성인 환자 5361명이 참여한 24개 연구를 분석한 것으로 피닥소마이신, 반코마이신, 메트로니다졸 등 치료제의 효과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모든 환자 그룹에서 피닥소마이신과 반코마이신은 메트로니다졸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고, 특히 피닥소마이신은 반코마이신 대비 CDI 감염 발생 위험을 33% 더 낮췄다. 그 밖에 테이코플라닌(teicoplanin)과 리디니라졸(ridinilazole) 또한 메트로니다졸 대비 CDI 감염 발생 위험을 각각 73%, 59% 낮췄다.

반면 메트로니다졸은 13가지의 치료 중 11위를 차지했다. 연구를 수행한 Subramanian 박사는 논문에서 "피닥소마이신은 CDI 치료에서 다른 치료제보다 앞서 처방할 수 있으며, 가장 효과적인 장기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국내에서는 반코마이신을 먼저 사용할 경우 급여가 삭감돼 메트로니다졸을 먼저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피닥소마이신은 약가문제로 국내에 도입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반코마이신도 내성이 생기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CDI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라며 "장기적으로 피닥소마이신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DI 치료를 놓치면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 계명의대 배성욱 교수(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CDI 사망률은 7%대"라며 "표준 치료 후에도 35%에서 재발하며, 고령자 면역력이 낮은 환자는 재발률이 60%까지 높게 보고된다. 사망률도 일반 환자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한편 CDI는 2000년대에 들어 그 위험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15년 미국질병관리예방본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해 CDI 발생은 약 50만명, 사망자는 약 3만명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자료를 근거로한 국내 CDI 환자의 현황 분석에 따르면 평균 CDI 환자의 전체 인구 십만 명 당 유병률은 69명, 발생률은 53명이며, CDI의 첫 재발률은 20.2%로 조사됐다.

주 원인으로 항생제 과다 투여다. 이로 인해 장 세균총이 파괴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이 과다 증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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