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평가요인으로 구성된 'H2FPEF 점수' 개발…HFpEF 진단 정확도 높아
심부전 바이오마커 'NT-proBNP'제외…과잉진단 가능성 우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메이오클리닉 Yogesh N.V. Reddy 교수팀은 호흡 곤란이 나타난 HFpEF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확인했다.
침습적 혈역학 운동검사를 받은 414명을 후향적으로 평가한 결과, 최종 HFpEF를 진단받은 환자(267명)는 진단받지 않은(대조군, 147명) 이들보다 고령이면서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고혈압, 심방세동, NT-proBNP 수치 증가, 신기능 장애 등이 더 많이 보고됐다.
이어 HFpEF 환자에서 확인된 위험요인들을 다변량 분석했고, 최종적으로 △비만(Heavy, BMI>30kg/㎡) 2점 △고혈압(Hypertension, 항고혈압제 2가지 이상 복용) 1점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3점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 심초음파 상 폐동맥 수축기압>35mmHg) 1점 △고령(Elder, 60세 이상) 1점 △충만압(Filling Pressure, 심초음파 상 E/e'>9) 1점 등으로 구성된 H2FPEF 점수를 개발했다.
H2FPEF 점수는 총 9점으로, 1점이 높아질수록 HFpEF 위험이 2배가량 상승했다(OR 1.98; 95% CI 1.74~2.30; P<0.0001). 이를 근거로 0~1점이라면 HFpEF 가능성이 작으며 2~5점이라면 중등도 위험 수준이기에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6~9점이라면 HFpEF 가능성이 90% 이상인 고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평가한 HFpEF 진단 정확도도 우수했다. 2016년 ESC 만성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진단 알고리듬의 곡면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은 0.672였으나 H2FPEF 점수는 이보다 0.169 더 높은 0.841이었다(95% CI 0.120~0.217).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Reddy 교수는 "간단한 H2FPEF 점수로 호흡 곤란을 겪는 환자에서 HFpEF 환자를 구분할 수 있다"며 "H2FPEF 점수는 임상에서 HFpEF 확진을 위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결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T-proBNP 제외…대부분 고위험군에 해당돼 '과잉진단' 가능성 있어
그러나 H2FPEF 점수의 진단 정확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평가요인에 NT-proBNP가 제외된 점이다. NT-proBNP는 심부전 진단에 활용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NT-proBNP가 심부전 진단에 유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평가요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고려의대 나진오 교수(구로병원 순환기내과)는 "분석에 포함된 환자들이 운동할 때만 심부전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초기 단계여서 NT-proBNP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전체 환자군 중 24%가 NT-proBNP 검사를 받지 않았다. 즉 NT-proBNP 수치 관련 데이터가 결측돼 평가요인에서 제외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다수 환자가 H2FPEF 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HFpEF 정밀 검사가 필요한 군으로 분류되면서 오히려 과잉진단될 문제도 있다.
나 교수는 "심부전 환자는 대다수가 고령이며 고혈압 환자도 많다. 게다가 임상에서 심초음파 상 충만압이 상승한 환자도 80~90%다"면서 "위험요인에 따라 점수를 책정하면 대다수 환자가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이들이 모두 정밀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HFpEF를 예측할 수 있는 H2FPEF 점수가 개발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진료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무조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