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수련 3년으로 단축 ...외과전문의, 외과입원전담전문의, 분과전문의 트랙 구분

▲ 내년부터 외과전공의 수련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이 4년에서 3년으로 줄면 의료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외과 수련기간을 1년 줄이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 예고했다.

대한외과학회 관계자들은 환영 일색이다. 

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대병원 외과)은 "전 집행부부터 준비했던 사업이고, 지난해 좌절한 경험도 있어 매우 기쁘다"라며 "수련기간이 1년 줄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학회 이길연 수련교육이사(경희대병원 외과)도 "수련교육이사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오랫동안 추진해 온 사업이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되면서 외과 전공의 모집이나, 외과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에도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학회 측은 전공의 수급이나 외과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이 수월해질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지만, 외과의사로서의 수련이 부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외과의사는 "수련기간이 줄어 앞으로 외과의사는 맹장염이나 탈장 등 간단한 수술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며 "복잡한 수술을 배우려면 병원에 또 남아 팰로우를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 수련교육이사는 외과 전공의 교육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수련교육이사가 말하는 패러다임이란 전공의 수련을 병원과 의원에서 활동할 외과전문의(surgeon generalist),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입원전담전문의(surgicalisst), 상급종합병원 분과전문의(subspecialty)로 구분해 교육하는 것이다.

이 수련교육이사는 "학회가 병원이나 의원에서 어떤 수술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지 조사를 철저하게 했다. 그래서 3년 동안 전공의 혼자, 안전하게 그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짰다"며 "지금은 4년 동안 배워도 맹장수술조차 혼자 할 수 없는 사례가 많다. 교육을 프로세스 중심에서 역량중심으로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회가 오랫동안 역량중심, 수요중심, 환자안전 중심을 핵심으로 커리큘럼을 준비해 왔다"며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와 이를 총괄하는 책임지도 전문의 준비도 돼 있고, e-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이 어떤 수준에 있는지 알 수 있고, 교수와 전공의들이 함께 사용하는 통합관리 앱도 내년부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도 기본적인 수술을 확실하게 교육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역량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오히려 전공의를 인력으로 생각해왔던 규모가 작은 병원들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걱정했다.

서 이사장은 "외과 수련의 교육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보다는 전공의를 인력으로 생각해왔던 병원들이 인력 감소로 인해 문제를 겪을 수 있을 듯하다. 빨리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련제도의 변화로 인한 문제는 법이 시행되는 내년 이후에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당장 예상되는 문제는 4년 수련과 3년 수련을 받은 전공의들이 함께 쏟아지는 2022년이 될 것이다. 

이 교육수련이사는 "한해에 많은 외과전공의가 배출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가지 바람은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를 많이 지원했으면 한다"며 "외과 입원전담전문이 직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