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조절·운동 병행한 고혈압 환자, 16주 후 15%만 항고혈압제 복용 필요

고혈압 환자는 항고혈압제 치료 시작 전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생활습관 교정에 따른 혈압조절 효과를 분석한 결과, 16주간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한 환자 중 항고혈압제 치료가 필요한 성인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식습관 또는 운동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는 절반가량이 항고혈압제 복용을 시작해야 했다.

이번 결과는 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주관 'Joint Hypertension 2018'에서 발표됐다.

지난해 AHA·미국심장학회(ACC)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강화한 권고안을 담은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기 위한 치료전략으로서 생활습관 교정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Alan Hinderliter 교수팀은 변화된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고혈압으로 진단된 성인이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로 조절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는 2010년 발표된 ENCORE 연구의 이차분석으로 진행됐다. ENCORE 연구는 과체중이거나 비만하면서 고혈압 전단계 또는 1단계인 성인이 식습관 교정과 운동 등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다(Arch Intern Med 2010;170:126~135).

이번 연구에는 40~80세로 과체중 또는 비만한 고혈압 환자 129명이 포함됐다. 이들의 혈압은 수축기/이완기혈압 130~160/80~99mmHg였고 연구 시작 당시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이 중 절반 이상은 개정된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 기준에 따라 항고혈압제 치료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생활습관 교정군 △식습관 교정군 △대조군 등 세 군에 무작위 분류했다. 각각 46명, 39명, 44명이 포함됐다.

생활습관 교정군은 혈압을 낮추는 식사로 보고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사와 행동상담(behavioral counseling) 및 운동 등으로 구성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DASH 식사란 과일류나 채소류, 저지방 유제품 등의 섭취를 강조하면서, 육류, 당분, 설탕이 함유된 음료는 적게 섭취하도록 구성된 식사요법이다. 

식습관 교정군은 DASH 식사로만 식습관을 변경했다. 대조군은 식습관 또는 운동 등의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았다. 

16주 동안 진행한 결과,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군이 연구 시작 당시 54%에서 16주 후 15%로 약 40%p 줄었다(P<0.05). 식습관 교정군도 51%에서 23%로 의미 있게 감소했다(P<0.05).

그러나 대조군은 연구 시작 당시 55%에서 16주 후 44%로 11%p 줄어, 절반가량이 여전히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에 따른 혈압 조절 효과도 나타났다.

연구 시작 당시와 비교해 생활습관 교정군의 16주 후 수축기/이완기혈압이 평균 16/10mmHg 감소했고, 체중 역시 평균 19파운드(약 8.6kg) 줄었다. 식습관 교정군도 수축기/이완기혈압이 평균 11/8mmHg 감소했다. 반면 대조군의 평균 혈압은 3/4mmHg 줄어 가장 적은 혈압 조절 효과를 보였다.

Hinderliter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생활습관 교정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며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이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