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등재 및 적응증 획득 등 환자 접근성 향상 약물 쏟아져

새로운 치료 옵션을 원하는 니즈는 항상 존재한다. 환자에 따라 충분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거나 여러 환경 요인에 따라 질환이 재발하기도 하고, 삶의 질 개선이 목표이기도 한 이유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와 이상반응을 개선한 약물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임상현장에서 제약없이 사용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년 만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약제들을 살펴봤다.

 

# 7년 만에 급여 적용…소포림프종에 사용되는 'BR요법' 
작년 소포림프종(여포형 림프종) 적응증을 획득한 심벤다(성분 벤다무스틴)가 7년 만에 급여등재됐다. 이에 소포림프종 환자에 비급여로 사용되는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BR요법) 역시 이달부터 급여적용을 받는다. 다만, 만성림프구성백혈병에는 심벤다 단독으로 급여적용돼 실제 치료 현장에서 급여혜택은 소포림프종 환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소포림프종은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 중 국제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며,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발생률이 높다. 연간 250여 명이 새롭게 진단되는데, 최근 그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 질환은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고 재발이 많아 완치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표준요법인 R-CHOP, R-CVP 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했다.

실제 10여 년간  새로운 약물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BR요법 대비 나은 효과를 가진 치료제를 찾는 것에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심벤다가 소포림프종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겨났고, 급여 장벽을 넘어 이달 1일자로 급여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심벤다와 리툭시맙 병용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소포림프종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수준(Category1)으로 권고되는 치료법이다. 

BR요법은 소포림프종 및 외투세포 림프종을 포함한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표준요법(R-CHOP) 대비 2배 이상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연장 및 혈액학적·비혈액학적 독성 위험성 감소 효과를 보였다.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 및 외투세포 림프종 환자 549명을 대상으로 BR요법과 표준요법인 R-CHOP의 1차 치료효과를 비교한 StiL NHL 1-2003 연구에 따르면, BR요법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69.5개월로, R-CHOP 투여군의 31.2개월보다 2배 이상 높았다(p<0.0001). 종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성도 R-CHOP 투여군 대비 42% 감소시켰다(HR=0.58, p<0.0001).

BR요법 투여군과 R-CHOP 투여군의 전체반응률(ORR)은 각각 93% vs 91%로 유사했으며, 완전반응률(CR)은 각각 40% vs 30%로 BR요법에서 우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p=0.021). 특히 소포림프종 환자 대상 하위분석 결과, BR요법 투여군의 종양 진행 또는 사망 위험률이 R-CHOP 투여군 대비 39% 감소해 소포림프종에서 유의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HR=0.61, p=0.0072).

# 10년 만에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등장한 ‘렌비마’ 
간세포암은 10년 만에 1차 치료의 새 옵션이 추가됐다. 렌비마(성분 렌바티닙)가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식약처 승인을 획득한 것이다. 

간암은 국내 암 발생률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망률도 폐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간암은  40세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간세포암은 전체 간암 중 76.2%를 차지한다. 그러나 간세포암에서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약제가 3상 임상시험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1차 치료로 소라페닙만 사용할 수 있었다. 

렌비마는 10년 만에 소라페닙 대비 동등한 수준의 전체 생존기간을 보이며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한국에 앞서 미국과 유럽에서도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실제 간세포암에 대한 REFLECT 임상연구를 통해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비열등성, PFS 및 객관적 반응률(ORR)의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렌비마 치료 환자 그룹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은 13.6개월, 소라페닙 치료 환자 그룹은 12.3개월이었다. 또한 PFS 중간값의 경우 렌비마는 7.3개월을 기록한 반면 소라페닙은 3.6개월에 그쳤다(p<0.001). 객관적 반응률 역시 렌비마 41%, 소라페닙 12%(p<0.001)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렌비마 치료 환자의 20%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고혈압, 피로, 설사, 식욕 감퇴 등이다. 렌비마 치료 환자의 2% 이상에서 나타난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간성뇌증(5%), 간부전(3%), 복수(3%) 그리고 식욕 감퇴(2%)가 보고됐다. 

대한간암학회에서도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렌비마를 추가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4년에 이어 4년 만에 새로 발표된 것이다.

권고사항에 따르면, 렌바티닙 치료에 대해 △Child-Pugh 등급 A의 간 기능과 ECOG 0-1의 양호한 전신상태를 가지고 종양 면적이 전체 간의 50% 미만인 간세포암종 환자 △국소림프절, 폐 등 간외전이가 있는 경우 △Vp3 이하 간문맥침범이 있는 경우 △다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로 권고했다(근거수준 A2).

# 20년 만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

지난 4월, 20년만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신약 듀피젠트(두필루맙)가 국내 선보였다.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최초의 표적 생물학제제로, 최근에는 '듀피젠트(성분 두필루맙)프리필드주’가 나왔다.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 염증을 유발하는 근원 물질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이들 치료제가 권장되지 않는 중등도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성인 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이상반응으로 장기 사용이 어려웠던 전신 면역억제제와 달리 대규모 장기간 임상을 통해 내약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실제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280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 LIBERTY AD에 포함된 SOLO1, SOLO2, CHRONOS, SOLO-CONTINUE와 CAFE 연구결과에 따르면, 듀피젠트는 단독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TCS)와 병용투여 시 16주 시점에 EASI 점수 베이스라인으로부터 최소 75% 개선, IGA 점수 베이스라인으로부터 2점 이상 감소, 0점 또는 1점에 도달하며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높은 비율로(1% 초과) 발생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 발적, 가려움증 및 구강이나 입술, 눈꺼풀 염증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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