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루티닙이 바꿔 놓은 CLL 치료 패러다임
이브루티닙이 바꿔 놓은 CLL 치료 패러다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9.0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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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 생존기간 연장으로 치료환경 좋아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국내에서 매년 약 120~130명이 새롭게 진단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진행이 느리고 재발과 관해가 반복되는 림프구성 혈액암이다.

환자 약 50%가 3년 내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10-19개월로 예후가 좋지 않다.

과거에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었지만 임브루비카(성분 이브루티닙)의 허가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고 최근 급여등재로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를 만나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치료 현황과 임브루비카 출시 전후 변화된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Q.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어떤 질환이며 어떠한 증상을 통해 알 수 있나. 

만성백혈병은 ‘골수성’과 ‘림프성’으로 나뉘게 되는데, 세포가 골수를 침범하게 되면 ‘만성골수성백혈병’, 림프구 계통의 세포에서 발생하면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이다. 
환자들은 주로 2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진단을 받게 된다. 첫 번째, 우연히 인지하는 경우다. 만성백혈병의 경우 진단을 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특별한 증상을 경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종합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고, 감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추가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기도 한다.

두 번째는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특정 부위에 ‘임파선 비대’가 발생해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멍울로 인한 고통보다는 비정상적으로 식은땀을 많이 흘린다거나 지속적인 미열, 갑작스런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Q. 환자 군의 특징과 국내 유병률은 어떠한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평균 60세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여성보다는 주로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수가 매년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아직까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국내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매년 환자 수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약 120~130명이 새롭게 진단되고 있다. 국내 유병률은 신환환자를 제외하고 약 7백 ~ 1천명으로 추정된다. 

Q.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표준 치료법은.
 
과거에는 클로람부실(Cloranbucil)이 표준치료제로 사용됐고, 지금도 고령환자에 많이 처방된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 받자 마자 처음부터 클로람부실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과 지켜보다 증상이 생겼을 때 클로람부실을 사용한 환자를 비교한 임상연구가 있었다. 비교결과, 두 그룹의 생존율에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즉, 처음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받을 당시 환자가 경험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본다. 약 1/2의 환자가 증상을 겪지는 않는다.

주요 증상은 고열, 비오듯이 식은땀이 나거나 갑작스런 체중 감소 등이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심한 피로감, 빈혈, 림프절 종대로 인한 통증 및 불편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를 ‘활동성병기’라고 하는데,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는 활동성병기 상태가 치료를 시작한다.

Q. 환자들이 독성 때문에 바로 치료 진행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지 않다. 최근 출시된 신약 중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들이 많다. 이 치료제들은 공통적으로 활동성변기가 아닐 경우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원칙이다. 

Q. 재발률이 높다고 하던데, 1차 치료 후 재발을 겪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가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 환자가 재발을 겪는다. 1차 치료 후 관해에 도달했다가도 1년 또는 5년 만에 재발을 겪는 환자도 있다. 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치료를 하지 않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도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과 달리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완치율이 낮은 이유는, 근본적인 원인의 뿌리를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를 계속 받게 되다 보면, 반복되는 치료 실패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완치가 어렵다고 생각하면 된다.

Q.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글리벡이 출시되면서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도 마찬가지로 이해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글리벡을 투약 중인 환자가 의도적으로 중단하지 않는 이상 치료 실패율이 낮다. 반면,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아직 만성골수성백혈병만큼 획기적이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 

임브루비카가 출시 되면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질환관리가 더 잘되고, 환자 생존율도 연장됐지만 완치에 도달하기엔 아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60세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환자가 진단 후 10 ~ 15년을 더 생존한 후 사망한다면 이는 질환으로 인한 생명 단축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치료 환경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Q. 임브루비카의 급여 후 치료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임브루비카의 급여 전에는 2차 요법으로 화학항암제 계통의 치료제를 사용했다. 이런 항암제는 고령환자들에게 사용이 어려워 울 뿐 아니라 효과도 떨어져 환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다 임브루비카가 출시되고 보험적용을 받게 되면서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행히 임브루비카는 고령에게도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환자가 견딜 수 있을 정도라 환자들의 치료 적응률이 높다.

Q. 임브루비카가 경구용 치료제라는 점이 환자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이 여느 항암제와 다를 것 같다. 

과거 고령환자에게는 BR요법(벤다무스틴, 리툭시맙)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당시 두 치료제 모두 비급여였기 때문에 치료 비용이 높았다. BR요법은 기존 항암제에 비해 환자가 덜 힘들어하여 사용할 만하다고 평가받았지만 항암제 특성상 부작용 등으로 환자가 힘들어하고, 3 ~ 4주마다 내원해 투여를 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반면, 임브루비카는 환자가 6~12주마다 방문하면 돼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환자의 삶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 

Q.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 등 다양한 신약이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치료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어야 한다. 임브루비카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 임브루비카의 부작용으로 인해 심장 쪽에 스텐트를 넣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한 다른 치료방법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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