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드트로닉코리아 허준 대표

메드트로닉코리아 허준 대표는 아시아 혁신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진제공 : 메드트로닉 코리아)

메드트로닉코리아가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진출과 함께 국내 의료기기 시장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KOTRA와 함께 '아시아 혁신 컨퍼런스'를 연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의료기기 업계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은 중국의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경험도 공유된다. 

다국적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어떤 이유에서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됐을까. 또 이번 행사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을까. 

메드트로닉코리아 허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허 대표는 이번 행사는 다국적 기업이 국내 기업에 조언을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 아시아 혁신 컨퍼런스를 기획하게 된 취지가 궁금하다. 

그동안 다국적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단순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했었다. 

한국은 의료계 전반적으로 질적, 양적 수준이 높고 의료기기 산업 뿐 아니라 기초공학적인 면에서도 볼 때 산업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와 대통령이 나서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규제 혁신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계획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메드트로닉에서도 한국의 의료계 발전, 기초 공학과 연관 산업 발전 등을 고려할 때 우리의 성장 동력의 발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 메드트로닉이 관심 있는 분야가 있나. 

메드트로닉은 심장, 순환기, 뇌혈관, 당뇨사업, 외과 등을 중점으로 하기에 우리가 잘 아는 곳,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우선적으로 관심이 가는 곳이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를 채워줄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도 눈여겨 볼 계획이다. 

- 국내 기업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고, 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국내 업체는 국내 임상시험이나 품목허가는 완료한 상태에서 해외 허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해외 허가를 받더라도 파트너사 선정 등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해외 허가를 위한 비용, 이를 위한 전문성 등을 배우고 싶어 한다. 

다만 이런 문제는 답이 있는 게 아니기에 우리로서도 어떤 조언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우리가 만드는 제품, 솔루션 등은 경쟁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건 기업의 규모와 관계 없이 항상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국내 기업에 조언해줄 수 있는 부분은 남들보다 먼저 경험한 부분이다. 

진출하려는 국가별 규제에 대한 내용 숙지는 필수인데 우리는 국내 기업보다 먼저 이를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각 국가별 규제를 넘어서기 위한 연구개발 협업, 시스템 등에 대해 조언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3개 업체와는 논의를 이어나가면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같이 배우길 바라고 있다. 

메드트로닉코리아 허준 대표. 

- 구체적으로 로드맵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이 대세다. 이에 따라 메드트로닉은 규모가 작은 기업의 기술을 라이선스인하고, 소수 지분 참여를 많이 하고 있다. 실제 상용화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라이선스인 또는 소수지분 참여 사례가 없다. 반면 글로벌에서는 2015년 코비디엔이라는 55조원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고, 매년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 모델이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또 해외 진출의 가시적 성과를 위한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등의 로드맵을 두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벤처와의 상생, 결과물로 이어질까. 

당장 결과물을 바라기보다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성급하게 결과물을 기대하고 조급해하기 보다는 여러 당사자, 기업, 기관, 연구단체 등이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면 전체가 발전하게 되고, 이는 곧 바라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 여정이겠지만,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하고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 외국은 어떤지, 또 향후에도 이 같은 취지의 행사는 계속는건가. 

이번 취지의 행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한국의 의료와 기초공학의 발전 수준과 정부의 관심 등이 어우러져 메드트로닉코리아에서 먼저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번 행사는 일단 일회성이다. 우리는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결과지표를 만들어 행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이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지 여부를 언급하는 건 좀 이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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