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RDS 분석 결과, 5명 중 1명 투석 시작 후 10년 내 치매 진단…사망 위험 2배 ↑

말기 신질환으로 혈액투석을 시작한 노인 환자는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신장환자등록시스템(United States Renal Data System, USRDS)을 토대로 혈액투석을 받은 노인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5명 중 1명이 투석 시작 후 10년 이내에 치매를 진단받았다. 게다가 이들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노인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Mara McAdams-DeMarco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신장기능이 악화되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혈액투석을 시작한 노인 환자에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평가하고,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위험인자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2001~20013년에 혈액투석을 받은 66세 이상의 노인 말기 신질환 환자 36만여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의 1년, 5년, 10년 누적 발생률(cumulative incidence)을 평가했다. 

그 결과, 혈액투석을 시작한 후 10년 이내 치매 발생률은 남성이 19%, 여성이 22%로 조사됐다. 즉 혈액투석을 받은 노인 환자 5명 중 1명은 10년 이내에 치매가 발생한 것이다. 

혈액투석 시작 후 1년 또는 5년 이내 치매 발생률을 살펴보면, 남성이 각각 3.7%와 13%, 여성이 각각 4.6%와 16%로 확인됐다. 

아울러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1년 이내 발생률은 남성이 0.4%, 여성이 0.6%였고, 5년 이내 발생률은 각각 2.0%와 2.6%로 조사됐다. 10년 이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3.4%와 4.3%로 여성이 1%p가량 높았다.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은 혈액투석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지 않은 혈액투석 환자와 비교해 치매를 진단받으면 사망 위험이 2.14배(HR 2.14; 95% CI 2.07~2.22),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했다면 2.01배(HR 2.01; 95% CI 1.89~2.15)로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혈액투석을 받은 노인 환자의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을 평가했고, 나이가 주요 위험요인임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66~70세와 비교해 86세 이상의 고령에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모두 2.11배 높았다(치매: HR 2.11; 95% CI 2.04~2.1, 알츠하이머병: HR 2.11; 95% CI 1.97~2.25).

인종과 성별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흑인은 백인 대비 치매 위험이 1.7배(HR 1.70; 95% CI 95% CI 1.67~1.73),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78배(HR 1.78; 95% CI 1.71~1.85) 상승했고, 여성에서 각각 1.1배(HR 1.10; 95% CI 1.08~1.12)와 1.12배(HR 1.12; 95% CI 1.08~1.16) 높았던 것.

이와 함께 보호시설에 있는 환자일수록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각각 1.36배(HR 1.36; 95% CI 1.33~1.39)와 1.1배(HR 1.10; 95% CI 1.05~1.1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DeMarco 교수는 "신질환과 뇌 문제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명확하지 않지만, 신질환이 뇌 혈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상에서는 혈액투석을 시작한 노인 말기 신질환 환자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며, 투석 중에 인지력 감퇴를 막거나 천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CJASN 8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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