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유임주 교수팀 "MRI 분석 결과, 사회적 변화로 두개강 부피·머리 생김새 변해"

▲ 유임주 교수.

광복을 전후로 한국인의 머리 크기와 생김새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의대(학장 이홍식) 유임주 교수(해부학교실)는 1930년대 태어난 한국인보다 1970년대에 태어난 한국인의 두개강 부피가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머리 생김새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1930년대와 1970년대에 태어난 한국인 115명의 머리를 촬영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한 결과 이 같은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복 이후 사회·경제적 안정을 찾은 1970년에 태어난 한국인의 머리뼈 안쪽, 즉 두개강의 부피가 광복 이전인 1930년대 출생한 한국인에 비해 90mL가량 커졌다. 

두개골 형태도 남자는 머리뼈의 높이와 너비, 길이가 모두 커졌으며, 여자는 길이를 제외한 높이와 너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사회에서도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1~2세기에 걸쳐 머리뼈의 형태학적 변화가 동반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광복을 전후로 4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 1930년대, 1970년대 한국인 두개강의 가상 3차원 모델.

이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어난 한국인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것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영양상태 부족 등으로 인해 성장발달이 지연된 반면, 사회·경제적 안정을 찾은 1970년대 한국인은 성장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을 공급받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유 교수는 "두개강 부피와 머리뼈로 뇌 크기를 가늠할 수 있어 체질인류학뿐 아니라 뇌과학, 진화인류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지표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같은 한국인이더라도 지리적, 환경적 원인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머리 크기와 생김새가 변화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70년대는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 성장을 시작하면서 적정한 영양이 공급돼 한국인의 신체적 변화도 함께 일어난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 BK21플러스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7월호에 실렸다(Am J Phys Anthropol 2018;166(3):753-759).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