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치료관리체계 정책토론회 개최
"커뮤니티 케어 모델로 정신질환자 사회 복귀 도울 인프라 갖춰야"

▲ ‘국민 안전을 위한 정신질환 치료관리체계 정책토론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최근 정신질환자 치료관리 체계의 문제점이 부각되는 가운데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커뮤니티 케어’가 그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국민 안전을 위한 정신질환 치료관리체계 정책토론회’에서는 정신응급상황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자살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커뮤니티케어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신보건이사(경희의대 신경정신과) 먼저 정신질환자와 범죄를 연결하는 언론보도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신보건이사

총 범죄 수에서 정신장애 범죄자가 일으킨 범죄수는 0.3%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대중의 정신질환자 범죄가능성을 실제보다 훨씬 높게 오해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백 이사는 정신질환자의 자·타해 위험에 대해 “급성기에는 자태해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나, 치료를 지속하면 일반인보다 위험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살이 심각한 문제이며, 타해의 경우 피해자는 대부분 가족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국내 커뮤니티 정신건강 서비스의 문제점이 언급됐다.

장기입원의 경우 우리나라는 환자 평균 재원기간이 108일로 프랑스(5.9일), 이탈리아(11.8일), 독일(24.2일)과 비교해 장기수용 위주의 입원서비스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지역사회서비스, 복지서비스, 응급서비스의 부재를 꼽았다.

백 이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커뮤니티 케어’ 를 제시했다.

현재 국내 정신건강서비스 상황이 장기입원에 편중돼 있는 것에 반해, 커뮤니티 케어 모델은 지역 정신 건강 서비스 위주로 사례관리, 주간재활, 주거시설 등에 힘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중증환자가 퇴원 후 병원에 내원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서비스가 부재해 결국 재입원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는 전문의 처방으로 퇴원 후 정신건강간호사가 방문해 투약을 관리하고 지역사회 적응을 지원한다.

백 이사는 국내 정신건강 커뮤니티 케어 발전을 위해 의료적 측면에서 입원서비스 중심을 커뮤니티 서비스로 전환 △퇴원 후 사례관리를 제도화 △낮병원 중간집 활성화 △자살시도자 사후관리를 제도화할 것 등을 언급했다. 또한 복지적 측면에서는 △사회 복지시설 확대 △정신장애인 서비스 강화 등을 제언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임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은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커뮤니티케어 강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 국립중앙의료원 임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

임 센터장은 OECD 국가의 정신병상수 통계를 제시하며 병상공급 과잉 현상에 대해 꼬집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정신병상수는 인구 천 명당 1.25개로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신병상수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세계의 흐름과는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곧 보건의료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회적 입원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또한 의료비의 증가, 건강불평등 심화 등을 지적했다.

임 센터장이 제시한 것은 지역사회 건강돌봄체계의 강화, 즉 ‘커뮤니티 케어’다.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로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도울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임 센터장은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데이 케어 센터(Day Care Center)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사회 보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보건소, 건강생활지원센터,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등 지역보건기관 기능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서비스의 과제로는 퇴원연계체계 강화를 언급하며 “정신건강복지센터 참여로 환자의 퇴원 연계 계획을 수립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를 강화해 퇴원 이후 환자 관리, 인력의 단계적 확충 및 정규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보건복지부 홍정익 정신건강정책과장

정부도 시설 중심 체계의 보건 의료 체계에서의 탈피해 정신질환자를 위한 지역 사회 복지 체계를 구축할 것에 동의했다.

보건복지부 홍정익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신질환자를 시설에서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복지체계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며 병원과 지역 커뮤니티 케어로 연결되는 시범사업 등도 논의 중이다. 체계를 잡아가고 투자가 늘어나면 환자가 안정적인 급성기 치료와 지속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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