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규 교수팀, 8일 세계 최초 개발 2대1 생체간이식 5백례 ... 전체 간이식 6천례 돌파

▲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

서울아산병원이 생체간이식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이 8일 두 사람의 간 일부를 각각 떼어내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 500번째 수술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록은 1994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지 24년 만에 기록한 것으로, 세계 첫 기록이다. 

이 교수팀이 이번에 달성한 생체간이식 수술 5000례와 뇌사자 기증 간이식 수술 1023례를 더하면 전체 간이식 수술은 6000례가 넘는다. 1992년 뇌사자 간이식을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6000여 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팀은 지난 8월 2일 말기 간경화 환자 전모씨(여, 58세)에게 전씨의 아들 김모씨(남, 25세)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생체간이식 5000례를 달성했다.

생체간이식의 수술 기록도 우수한 편이다. 

이 교수팀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인 97%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 5500명 이상의 간 기증자들 또한 단 한 건의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 발생 없이 모두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증자 복강경 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 간 절제술이 이루어져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간이식 중 80% 이상이 생체간이식이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 97%. 생체간이식이 뇌사자 간이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생체간이식 수술은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복잡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 이승규 교수의 연구노트

서울아산병원의 생체간이식 수술이 주목할 만한 것은'2대1 생체간이식'때문이다. 

이 교수가 주로 시행하는 이 이식법은 고난도 수술법으로 기증자 조건에 맞지 않아 생체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했던 말기 간질환 환자들에게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한 명의 수혜자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000년 3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기존의 생체간이식 수술법으로는 생존할 수 없었던 500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세계 첫 기록이다. 수술 성공률이나 생존율 또한 기존의 1대1 생체간이식 수술과 동등하다.   

고난도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15~16시간이 소요되며, 어려운 수술의 경우 24시간 이상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3명의 수술에 외과 의사만 12명이 필요하다. 또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3명, 수술방 간호사 12~15명, 회복실 간호사 6명 등 총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필요하고 중환자실, 의료장비 등 모든 환경이 갖춰줘야 가능한 수술이다. 

이런 이유로 2대1 생체간이식은 간이식을 전공으로 하는 외과 의사들에게는 '꿈의 수술(The Dream of surgeon)'로 불린다. 전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 해외 환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연 400례를 처음 넘긴 후 2015년부터 연 400례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간이식 수술의 높은 안정성과 성공률에 바탕한 것이다.    

▲ 서울아산벼원 이승규 교수팀이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시행된 361건의 생체간이식 수술에서는 원내 사망률 0%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원내 사망률 0%의 의미는 한 해 동안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합병증이나 거부반응 관리가 잘 이루어져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된 생체간이식 수술 환자는 고위험군 환자가 전체 생체간이식 환자의 20~25%를 차지하고, 면역학적 고위험군인 ABO부적합 생체간이식이 전체 성인 생체간이식의 23%를 차지한다. 고난도 수술인 2대1 생체간이식이 다수 포함되어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다.

또한 세계 간이식계가 서울아산병원의 경험을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인정하는 데에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7%(1년),  88.5%(3년), 87%(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수술 준비하고 있는 이승규 교수

이승규 교수는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승규 교수는 "세계 의료계에서 '생체 간이식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팀원들의 협력과 열정 덕분"이라며 "우리 병원의 원 간이식 프로그램은 국내 및 전 세계 간이식 발전을 선도하며 전 세계 간질환 치료의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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