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치료제부터 빠른 치료제까지 다양 가격은 달라

 

# 유전자 1b형
국내 절반을 차지하는 유전자 1b형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은 6개가 존재한다. 다클린자+순베프라, 제파티어, 비키라+엑스비라, 하보니, 소발리+다클린자, 마비렛이다. 유전자 1a형 치료와 대체로 유사하지만 일부 약물은 치료기간이 다르고 또한 RAS 검사를 먼저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초치료 환자
12주 치료를 한다고 가정할 때 유전자 1b형 환자에게 쓸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옵션은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치료다. 의료 현장에서 보면 다수 약제에 보험 급여가 이뤄졌음에도 약값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가 많다. 그런 면에서 해당 치료제는 환자 부담 비용이 240만원으로 다른 약물보다 80여만 원 정도 저렴하다. 다만 사전에 RAS 검사를 해야 하고, 치료기간도 24주로 길다는 게 맹점이다.

빠른 치료를 원한다면 하보니나 마비렛을 선택하면 된다. 하보니는 상황에 따라 8주 또는 12주 치료가 가능한데,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증도 없으며 HIV 동시감염이 없으면서 HCV RNA 600만IU/mL 미만으로 상태가 비교적 좋은 경우라면 8주로 치료가 종료된다. 아니면 12주 치료를 해야 한다.

장기 치료가 어렵고 RAS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부담된다면 제파티어, 비키라+엑스비라, 마비렛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세 옵션은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8~16주 치료만으로 완치 할 수 있다.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은 12주 치료로 가능하다. 마비렛은 간경변이 없으면 8주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12주 치료가 기본이다.

소발디+다클린자 병용 치료는 12주가 기본이며, RAS 양성 및 간경변증이 있으면 치료기간은 그대로 유지하고 리바비린을 추가해야 한다.

이전 치료경험 환자
이전 치료 경험이 있다면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치료는 선택할 수 없다. 나머지 치료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데 치료기간에 우선을 둘 것인지, 약물 개수를 줄이는 복약순응도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은 효과를 올리기 위해 리바비린을 추가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복용약물 개수가 2배 이상 늘어난다. 따라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평가해 치료제를 결정해야 한다.

복약순응도와 치료기간 모두를 고려한다면 마비렛이 제격이다.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소포스부비르에 실패했지만 간경변이 없으면 8주, 같은 기준에 간경변이 있으면 12주간 치료를 해야 한다. 또 NS5A 저해제 치료경험이 없고, NS3/4 단백분해효소 치료에 실패한 경우라면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12주 치료가 필수다.

반대로 NS3/4 단백분해효소 치료 경험이 없고, NS5A 저해제 실패 환자라면 간경변 유무에 관계없이 16주간 치료를 해야 하며 이때는 치료비용도 654만원으로 8주 치료 비용의 두 배로 높아진다.

또 복약순응도가 중요하지 않은 환자라면 비키라+엑스비라가 옵션이 될 수 있다. 이 약물은 단일제형은 아니지만 리바리린이 필요 없어 복약에 불편함은 없다. 반대로 리바비린을 추가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제파티어를 선택하면 된다. 치료는 모두 12주간이다.
하보니는 간경변증이 없으면 12주 치료만으로 가능하고, 간경변증이 있으면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로 끝내거나 하보니 단독 24주간 치료 중 선택하면 된다.

# 유전자 2형
국내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전자 2형 치료는 1형과 달리 소발디와 마비렛 두 옵션밖에 없다. 이마저도 최근 마비렛이 등장(허가)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유전자 2형은 2a형과 2b형으로 나뉘지만 치료는 차이가 없다. 특히 2형 환자에서는 이전 치료 여부에 상관없이 간경변 유무만 확인하면 된다.

환자가 내원했을 때 간경변증이 없으면 소발디+ 리바비린 12주간 치료와 마비렛 8주 치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 간경변이 있으면 치료기간만 4주 더 늘리면 된다. 즉 소발디+리바비린 16주 치료 또는 마비렛 12주 치료이다. 다만 소발디는 여과율 30mL/min/1.73㎡ 환자에서 쓸 수 없다.

# 유전자 3형
3년 전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간염 사태에서 드러났듯 유전자 3형 환자도 드물지만 존재한다. 따라서 언제든지 드문 유전자형의 환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검사상 유전자 타입이 밝혀지면 바로 치료할 수 있도록 숙지해야 한다. 참고로 유전자 3형도 건강보험 대상이다.

간경변증 없음
유전자 3형도 2형과 마찬가지로 마비렛의 등장으로 치료방법이 확대됐다. 치료 전 확인할 요소는 간경변증 유무다. 간경변증이 없다면 소발디+다클린자를 12주간 치료하면 된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소발디+리바비린 병용요법을 24주간 치료할 수 있다. 마비렛은 8주 치료만으로 가능하지만 과거 치료경험이 있거나 소발디 치료 실패환자라면 16주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경변증 있음
간경변증이 있다면 소발디와 다클린자 그리고 리바비린 병합요법으로 24주간 치료해야 한다. 마비렛은 12주 치료도 가능한데 만약 과거 치료경험이 있거나 소발디 치료 실패환자라면 16주로 늘어난다.

 

# 유전자 4형
유전자 4형은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없이 초치료 환자라면 제파티어로 12주간 치료하거나, 비키라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을 12주간 쓰면 된다. 마비렛은 간경변이 없으면 8주도 가능하지만, 있으면 12주간 치료해야 한다.

인터페론/리바비린 치료 경험이 있으면 제파티어는 리비비린을 추가해 16주간 치료해야 하며 이때 치료기간 모두 보험이 가능하다. 비키라는 리바비린과 함께 12주간 치료하면 되며, 마비렛은 초치료때와 마찬가지로 간경변이 없으면 8주, 있으면 12주간 치료해야 한다.

# 유전자 5·6형
그 밖에 유전자 5형과 6형환자는 현재로써는 마비렛이 유일한 대안이다. 간경변이 없으면 8주만으로 치료를 마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12주간 치료해야 한다. 모두 보험적용이 된다.

# 비대상성 간경변·만성콩팥질환 환자
만성 C형간염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심각한 걸림돌은 다른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다. 특히 비대상성 간경변은 예후가 좋지 않아 쓸 수 있는 옵션도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대상성 간경변
현재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인 경우 치료는 크게 유전자 1, 4, 5, 6형인지 아니면 유전자 2, 3형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소발디와 다클린자 그리고 리바비린을 12주간 투여하거나 하보니와 리바비린을 12주간 쓰는 요법이 있다. 다만 5형과 6형은 비급여로 환자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때 발생되는 비용은 1090만원 정도다.

또 유전자 2형이라면 소발디와 리바비린 병합요법을 16주간 써야 하며, 3형이라면 소발디에 다클린자와 리바비린을 병용해 12주간 투여하면 된다. 사실상 치료법이 하나밖에 없는 셈이다. 가이드라인상으로는 리바비린 없이 24주 치료도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보험이 되지 않는다.

만성콩팥질환
만성콩팥질환이 있는 환자는 유전자 1형 또는 그 외 유전자형으로 나눈 후 사구체여과율(eGFR)에 따라 약제 용량을 달리 선택하면 된다.

유전자 1형은 eGFR 30mL/min/1.73㎡ 이상이면 용량 조절없이 1형 치료법에 따라 치료하면 되지만 30mL/min/1.73㎡ 미만이라면 일부 약제는 용량조절이 필수적이다.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 그리고 마비렛을 선택했을 경우 용량조절이 필요없지만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을 24주간 치료하는 유전자 1b형 환자는 순베프라 용량을 100mg으로 감량해야 한다. 오히려 투석환자는 용량조절이 필요 없다. 나머지 유전자 2~6형 환자도 eGFR 및 투석에 상관없이 치료하면 된다.

치료제 간 효능 논란…"대동소이 결론"
이런 가운데 약제 간 효능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소화기내과, 대한간학회 학술이사)는 "다양한 약제가 나오면서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면서 "약제들의 효과는 임상에서 차이가 있지만 리얼월드에서 차이는 크지 않다. 100% 치료율을 강조했던 약물들도 내성이 보고되는 만큼 1~2%의 차이는 어느 약제나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8주 치료 옵션도 나오고 있어 치료 기간도 빨라지고 있다. 아직 시도하는 환자가 많지 않지만 리얼월드에서 데이터가 축적되면 필요해 8주 전략 시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치료 실패 환자들에 대한 대책이다. 현재 국내 HCV 치료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닥순요법 치료 실패 환자들이다. 대안이 없고 급여 대상도 아니다.

성균관의대 조용균 교수(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는 "닥순요법 치료 실패에 대한 대안이 없다. 외국에서는 마비렛을 써도 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없어 보험이 안 된다. 마비렛 소발디 병용요법, 엡쿨루사도 가능하다. 이런 옵션을 쓰게 해줘야 한다. 치료 내성 환자도 앞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치료 실패 환자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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