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진, 환자 576명 분석 결과
건강 상태 더 나빠, COPD 증상 악화 위험은 1.5배 ↑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사망 위험이 9.45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OPD 환자 576명을 분석한 결과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군은 긴 군 대비 사망 위험이 9.45배, 증상 악화 위험은 1.5배 더 컸다.

캐나다 컬럼비아의대 진민희 교수(호흡기과)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7월 12일 CHEST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doi.org/10.1016/j.chest.2018.05.022).

COPD는 대표적인 노화수반병(age-ralated disease)이다. 사망곡선에 평행하게 발생하고, 전체 연령에서 나타나며 나이가 들면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COPD와 노화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었다.

세포 노화는 텔로미어의 길이로 추정할 수 있다. 세포는 분열을 거듭할 수록 DNA가 짧아질 수 밖에 없는데, DNA 가장자리에 위치한 텔로미어가 대신 짧아짐으로써 그 위험을 미연에 방지해 준다. 즉,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세포는 그만큼 세포 분열을 여러번 거친 오래된 세포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말초혈액백혈구(peripheral leukocytes)의 텔로미어 길이와 COPD에 따른 건강 상태, 증상 악화 및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텔로미어 길이는 환자 혈액 샘플에서 말초혈액백혈구의 DNA를 추출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으로 증폭한 후 측정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총 576명은 중등도 혹은 중증 COPD를 앓고 있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6세였고, 55.6%는 남성이었다.

환자의 건강 상태 및 증상 악화는 대략 13개월 동안 추적 관찰됐으며, 사망률은 29개월 간 관찰됐다. 환자군은 텔로미어 길이 중앙값을 기준으로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군'과 '텔로미어 길이가 긴 군'으로 나뉘어 악화률과 사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환자들은 St George's Respiratory Questionnaire(SGRQ) 점수에 따라 정의된 건강 상태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β=−0.09, P=0.034).

또한 COPD에 의한 사망 위험은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군이 긴 군에 비해 9.45배 더 높았고(HR 9.45, 95% CI, 2.85~31.36, P=0.015), COPD 악화 위험은 1.5배 더 컸다(RR 1.50, 95% CI, 1.16~1.96, P=0.002).

연구 결과에 대해 진 교수는 “COPD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전신성 질환으로 텔로미어 길이가 짧을수록 삶의 질은 낮아지고, 중등 혹은 중증 COPD 환자의 악화와 사망 위험은 높아진다”면서 “텔로미어는 환자 개개인의 COPD 증가 위험을 알아낼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연구의 한계로는 말초혈액백혈구를 사용한 것과 관련한 지적이 있었다. COPD와 좀 더 연관이 있는 허파 조직 세포의 DNA에서 텔로미어를 추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말초혈액백혈구의 텔로미어 길이는 허파 조직 세포와 서로 관련있다”면서 “이전에 있었던 대부분의 COPD 관련 연구에서도 말초혈액백혈구의 텔로미어로 다른 조직의 경우를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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